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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제27대 충숙왕 10년, 1323년에 중국 남동부 연안의 닝보에서 배 한 척이 출항했다. 길이 30m가 넘는 당시로서는 꽤 커다란 배였다. 목적지는 일본 남부 후쿠오카현 하카타. 그러나 이 배는 풍랑을 만나 북쪽으로 표류하다가 고려 서해안에 침몰하고 말았다.
그로부터 650여 년이 지난 1975년,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하던 한 어부의 그물에 물고기가 아닌 도자기가 걸려 올라왔다. 이상하게 여긴 어부는 신안군청에 신고했고, 이후 진행된 발굴 조사에서 바다에 가라앉아 있던 ‘14세기 보물선’이 도자기, 동전, 향신료 등 2만7000점이 넘는 유물과 함께 발견됐다.
발견된 지역의 이름을 따서 ‘신안선’으로 명명된 이 배는 전남 목포에 있는 국립해양문 화재연구소에 보존돼 있다. 주니어 생글생글 기자들이 지난 5일 650년 전 보물선을 찾아 나섰다. 신안선 선체와 이 배에서 함께 발굴된 유물을 학예연구사의 해설을 들으며 관람했다. 발굴 뒤복원 작업 중인 해양 유물도 봤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축구 경기장 4.5개 크기인 3만 2357㎡ 부지에 2000여 점의 전시물을 소장하고 있는 국내 최대 해양 유물 전시관이다. 신안선 외에 영흥도선, 해남선, 대부도선 등 서해에 좌초된 배와 해양 유물을 복원해 보존·전시하고 있다.
by 박서희 연구원
30년간 노력해 얻어 낸 우리의 해양 유물
아주 먼 옛날부터 사람들은 배에 물건을 싣고 다른 나라로 갔다고 해요. 아주 큰 파도가 치거나 풍랑을 만나면 배가 부서져 가라앉기도 했지요. 이렇게 부서져서 바다에 침몰한 배를 난파선이라고 해요.
수백 년 전 침몰한 난파선이 발견되기도 하는데요, 오래된 난파선이 발견되는 데는 갯벌이 큰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배가 바닷물에 떠내려가지 않고 갯벌에 파묻혀 있다가 사람들의 눈에 띄는 것이지요. 난파선이 대부분 서해안에서 발굴되는 것도 서해에 갯벌이 많기 때문이라고 해요. 갯벌이 배를 보호해줘 배 안에 실려 있는 유물도 많이 보존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발견된 난파선은 보존 센터에서 복원 과정을 거친 후 박물관에 전시돼요. 오랜 시간이 지나 망가진 유물을 치료하는 과정이죠. 1차 탈염, 2차 강화, 3차 건조 작업을 거쳐요. 이 과정에 최대 3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많은 사람의 손길을 거친 난파선들이 목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전시되어 있어요. 그 외에도 많은 해양 유물과 문화재가 있는 이곳에 여러분도 꼭 가 보세요.
바닷속에 잠들어 있던 해양 문화재를 만나다
전남 목포에 있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해양 문화재와 난파선을 발굴하고 복원해 전시하는 곳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신안선이라는 배다. 신안선은 한국에서 최초로 발굴된 난파선이다. 규모가 아주 큰 중세 무역선이었다. 신안선은 중국에서 출발해 일본으로 향하던 중 고려 서해안의 신안 앞바다에 침몰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는 신안선 말고도 달리도선, 해남선 등 여러 난파선과 그 안에서 발견된 청자, 연적, 목간 등의 문화재가 전시돼 있다.
전시관을 관람한 후 별도로 있는 문화재 보존 처리장에 갔다. 이곳에선 난파선의 소금물을 빼는 탈염, 약해진 배를 튼튼하게 하는 강화, 물기를 말리는 건조 등의 과정을 거친다.
유물이 발견되면 어디서 어떻게 무엇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복원 방법을 결정한다. 예전에도 국립해양 문화재연구소에 가 봤지만, 유물 복원 과정에 대한 설명은 처음 들었다. 문화재 보존과 치료 방법까지 보고 들을 수 있는 뜻깊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1200년 역사의 신기한 바닷속 유물
바다에 가라앉은 난파선은 어떻게 발굴하는 것일까요? 난파선은 배가 조각나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부서진 조각을 하나씩 해체해 건져 올린 뒤 배에 싣는다고 합니다. 커다란 상자에 난파선을 통째로 집어넣어 건져 올리는 나라도 있다고 하는데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방법을 시도해 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바다에서 발굴한 유물이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의 것인지는 어떻게알 수 있을까요? 전문 연구자들이 유물의 특징과 제작 기법 등을 연구해 어느 시대의 것인지를 판별해 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안선, 해남선, 진도선 등 수많은 난파선이 발굴 됐어요. 그중에서도 영흥도선은 통일신라 시대인 800년대의 배라고 합니다. 역사가 1200년이나 되지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선 배를 항구에 묶어 놓을 때 쓰는 닻도볼 수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철이 귀했기 때문에 돌을 닻으로 썼습니다. 이런 돌을 ‘닻돌’이라고 합니다. 닻돌도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닻돌은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중국의 닻돌은 직사 각형 모양이라고 합니다. 닻돌에도 나라별 특징이 있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망가진 문화재 치료하는 병원 같은 박물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를 취재하기 위해 서울 강동구에서 전남 목포까지 1박 2일의 일정을 잡고 떠났다. 학예연구사님의 설명을 통해 많은 정보를 알게 됐다.
첫 번째로는 100년 이상 지나 발견된 유물은 발견한 국가가 소유권을 갖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난파선이 발견된 지역에 따라 배의 이름을 짓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래 중국 배였지만 전남 신안에서 발견된 배가 신안선이라는 이름을 갖고 우리나라에 보존돼 있는 것이다.
전시관을 관람한 후 별관으로 이동해 해양 유물을 복원하는 과정을 견학했다. 정용화 학예연구사님은 “이곳은 쉽게 말하면 유물을 치료하는 병원 같은 곳”이라고 하셨다.
발굴한 배의 소금기를 빼고 강화 처리를 해 건조하는 데만 보통 11~12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니 믿기지 않았다. 내가 태어났을 때 발견된 유물이 이제야 전시된다는 뜻이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발견됐지만 아직 치료 중인 배도 있었다.
정부가 해양 문화 연구 분야를 더 많이 지원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취재를 통해 목포에 대한 애정도 생겼고, 여행도 더 즐겁게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 10명뿐인 해양 유물 복원 전문가
목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를 방문했다. 먼저 해양유물전시관을 둘러봤다. 신안선이라는 배가 가장 인상 깊었다. 옛날 중국에서 일본으로 이동하던 중 태풍을 만나 신안까지 떠내려온 배다.
신안선을 보고 있자니 궁금증이 생겼다. 원래 중국 배였다면 중국은 왜 이 배를 돌려 달라고 하지 않는 것일까? 해설해 주신 학예연구사님의 설명을 듣고 궁금증이 풀렸다. 연구사님은 국제적인 약속에 따라 100년이 지난 유물은 발굴한 나라가 소유권을 갖는다고 말씀해 주셨다.
별관에 있는 연구소로 이동해 바다에서 발굴한 배를 복원하는 모습을 살펴봤다. 오래된 배를 복원해 전시하기 위해서는 먼저 소금기를 빼는 탈염과 물기를 빼는 건조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렇게 해양 유물을 복원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10 명 정도밖에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바다에서 건진 유물을 일반 인이 볼 수 있도록 전시하기까지 오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