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담보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고정금리의 정책금융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이로 인해 시중은행들의 수익성 훼손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규모가 관건이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 말 '대환용 정책 모기지'(가칭)를 출시할 계획이다.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변동금리 및 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저리의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저렴한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의 갈아타기(대환)를 유도하는 정책금융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2015년 '안심전환대출' 이후 4년 만이다.
금융위원회는 제2 안심전환대출로 불리는 대환용 정책 모기지의 금리를 2015년 안심전환대출(연 2.55~2.65%)보다 낮게 만들 예정이다. 현재 3% 중반대 수준인 변동금리 주담대에 비해 1% 이상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의 고정금리 주담대의 금리 수준은 2% 중후반대다.
은행 입장에서는 고정적으로 이자를 받아오던 고객들을 정부에게 뺏기게 된다. 이로 인해 은행 수익성에 일정부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제2 안심전환대출은 은행 상품 대비 금리가 낮은데다 최근 비우호적인 주담대 경쟁 등을 감안하면 은행 순이자마진(NIM)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다만 2015년의 경우 은행이 새로운 자체 상품을 만들고 주택금융공사에 이를 이관하는 방식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취급 단계부터 주금공 상품으로 만들어져 과거 대비 부정적 영향은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015년의 경우 안심전환대출 상품이 100% 주금공으로 이관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정적 영향의 관건은 제2 안심전환대출의 규모다. 2015년의 경우 약 31조원의 안심전환대출 갈아타기가 일어났다. 금융위는 관련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거쳐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리인하기에 고정금리 상품을 내놔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에 이어 올 4분기에도 한국은행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정금리는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가입해야 유리한데, 지금은 미국과 한국 모두 금리인하 국면에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5년 안심전환대출 출시 당시에는 금리가 바닥이라는 인식이 있었으나 지금은 아니다"고 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