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25일(09:4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딜라이브의 대주주인 한국유선방송이 보유한 딜라이브 인수금융 1조원을 영구채 형태로 출자전환키로 결정했다. 2016년 8000억원 규모를 채무를 전환우선주(CPS)로 출자전환한데 이은 두번째 조치다. 이로써 한국유선방송의 채무는 ‘0‘원이 됐다. 딜라이브의 금융 비용 부담이 낮아져 재무 구조 개선 효과가 있는데다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낮아져 딜라이브 매각의 장기전을 위한 준비도 동시에 이뤄졌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 채권단 전원은 한국유선방송이 보유한 1조원 규모의 채권을 30년 만기의 영구채로 출자전환하는데 동의했다. 추가 연장이 가능한데다가 이자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1조원의 채무 상환 만기일이 7월말로 다가오자 만기 연장과 출자 전환을 놓고 고민해왔다. 지난 3년간 채권단 체제로 회사를 운영한 결과 딜라이브의 금융 비용 부담을 줄이고 이를 재투자함으로써 회사 경쟁력을 높이는게 더 낫다고 판단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딜라이브는 해마다 한국유선방송이 보유한 1조원의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연간 400억원 가량을 금융 비용을 부담해왔다. 출자 전환 이후로는 이 자금을 시설 관리 및 마케팅 등 회사 발전에 투자할 수 있어 회사 가치를 다소 높일 수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출자전환이 딜라이브의 매각 작업에도 도움이 된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일부 잠재적 인수후보들은 채권 만기가 임박할 경우 채권단이 딜라이브를 싸게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지연 전략을 활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출자전환으로 인해 채무 만기 압박에 대한 부담이 사라져 매각 일정에 여유를 갖게 됐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만기 연장은 딜라이브의 재무부담을 덜어주는 측면도 있지만, 채권단이 회사를 헐값 매각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호주계 PEF 맥쿼리는 2008년 3월 특수목적회사(SPC)인 한국유선방송을 설립해 씨앤앰(현 딜라이브)를 2조2000억원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금융권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2012년 인수금융 만기를 1년 앞두고 기존 인수금융을 2조2000억원까지 늘렸고, 이 과정에서 한국유선방송이 1조6000억원, 딜라이브가 6000억원을 부담하는 구조로 변했다. 이후 딜라이브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한국유선방송의 채무를 1조8000억원으로 늘리는 대신, 딜라이브의 채무가 4000억원 낮아지는 채무 재조정 과정을 거쳤다.
지난 2016년 만기를 앞두고 대주단은 한국유선방송이 보유한 1조8000억원의 채무 중 8000억원을 CPS로 바꾸며 1차 출자전환을 했고, 이번에 남은 1조원도 영구채로 전환하며 한국유선방송의 채무는 0원이 됐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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