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유럽 콘솔게임 대세…점유율 30% 이상
중국 판호 막히자 콘솔게임 투자 필요성 대두
PC·모바일게임 강자 한국이 콘솔게임에 눈길을 돌렸다.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 금지 조치로 중국 수출길이 막힌 게임업계가 북미·유럽 공략을 위해 선택한 자구책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계가 콘솔게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넷마블은 최근 '세븐나이츠'를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개발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프로젝트TL'을 콘솔 버전으로, 넥슨은 미국 법인 'OC스튜디오'에서 콘솔 격투 게임을 개발 중이다. PC와 모바일 위주의 온라인게임이 대세였던 국내 게임 DNA가 바뀌는 트렌드라 주목된다.
콘솔게임은 게임기를 모니터나 TV 등에 연결해 작동하며 즐기는 게임이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나 일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스위치'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가 콘솔게임 개발에 뛰어든 것은 시장 다변화를 위해서다. 국산 게임의 주요 수출국(점유율 60%)인 중국이 한국의 신규 게임에 대해 판호를 막은 게 시발점이 됐다. 게임회사들로선 북미·유럽·일본 시장을 두드려야 하는 상황. 그러려면 콘솔게임 개발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들 국가에서는 콘솔게임이 대세다. 온라인 게임 기반으로 산업 기반을 다진 우리나라나 중국과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시장조사업체 뉴주는 지난해 전세계 콘솔게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5.2% 증가한 383억달러(약 43조원)라고 발표했다. 전체 게임 시장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북미 및 유럽 주요국 게임시장 현황조사'에 따르면 북미·유럽 주요국의 7세대 이상 콘솔 누적 판매 시장점유율은 △유럽 33.1% △미국 30.8% △일본 13.5%다. 콘솔게임이 대세인 나라답게 미국·유럽의 콘솔용 게임 소프트웨어 구매율은 각각 42%와 34%에 달한다.
게임업계가 콘솔게임 개발을 서두르는 이유다. 성공사례도 나오고 있다. 북미·유럽 시장에서 '검은 사막' 콘솔버전을 출시한 펄어비스는 '엑스박스 게임패스' 출시 나흘 만에 인기순위 5위에 올랐다. 게임패스는 엑스박스의 게임 100여종을 무제한 구동할 수 있는 서비스다.
단 그동안 온라인과 모바일 위주로 성장해온 국내 게임산업 특성상 콘솔게임이 대세인 북미·유럽 시장에서 흥행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단 진단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 DNA가 PC 기반이라 콘솔게임 투자는 리스크(위험)가 따를 뿐더러 콘솔게임 기반이 탄탄한 북미와 유럽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렵다. PC에서 모바일로 게임 흐름이 넘어오면서 콘솔게임 투자에 대한 시기를 놓친 감이 없지 않다"면서도 "그럼에도 게임 플랫폼 다변화 측면에서 국내 게임사들의 콘솔게임 투자와 개발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