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명초등학교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교사들의 침착한 대응으로 학생 116명이 모두 무사하게 대피했다. 평소 학교에서 진행했던 소방훈련도 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27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화재는 인명피해 없이 진화됐다.
불은 당일 오후 3시59분쯤 학교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시작됐다. 불은 옆에 있는 별관 1층 주차장으로 번지면서 차량 10여대를 태우고, 순식간에 5층 규모 건물에 붙었다. 이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불은 소방차 80여대와 소방대원 265명이 출동, 1시간30여분 만인 오후 5시33분께 완전 진화했다.
이번 화재는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확산될 수 있었지만, 교사 2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된 것 외에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학교에 있던 초등학생 116명은 무사히 대피했다. 교사들이 화재를 인지하자마자 매뉴얼대로 학생들을 대피시킨 덕분이었다. 해당 학생들은 방과 후 수업을 듣는 학생으로 총 116명이 본관과 별관 운동장에 남아있었다.
불이 난 것을 처음 파악한 교사는 교무실에 알렸고, 곧바로 교감이 수차례 대피 방송을 했다. 이어 각 교실에서 수업 중이던 교사들이 침착하고 신속하게 학생들의 대피를 도왔다.
특히, 화재 현장에서 교사들의 대응이 빛을 발했다. 교사 권모 씨(32·여)와 방과후 교사 김모 씨(30·여) 등 교사 2명은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대피시키다 불길에 갇혔다. 두 교사는 수도 시설이 있는 화장실에 피해있다가 다시 음악실로 이동한 끝에 가까스로 소방 당국에 구조됐다. 두 사람 모두 연기를 흡입했지만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교 보안관으로 일해온 이모 씨는 "선생님들이 다했다. 체계적으로 학생들을 인도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앞을 지나다 이 광경을 목격한 70대 이모 씨는 "학교 건물에서 연기가 나는데 학생들은 이미 운동장에 나와 있었다"며 "미리 대피해서 정말 다행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근무중 회사를 박차고 나온 학부모 박모 씨는 20여분 만에 도착했지만, 초등학교 앞은 이미 아수라장이었다. 그러나 학생 전원이 안전하게 대피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혹시나 걱정되서 발을 동동 굴렀는데 모두 안전하다고 해서 정말 다행이다. 선생님들 모두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은 "학교가 평소 진행한 소방훈련과 교사들의 침착한 대응이 인명 피해를 막았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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