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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묵직함은 그대로…소음·진동 없는 럭셔리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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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 캐딜락 CT6


[ 도병욱 기자 ]
캐딜락의 플래그십 세단 CT6가 새 모습으로 돌아왔다.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된 모델이지만 이름(리본 CT6)부터가 남다르다. 회사 관계자는 “완전변경(풀체인지) 수준으로 많은 변화가 있다”고 자신했다.

CT6 특유의 묵직함은 그대로였다. 덩치는 더 커졌다. 전장(차체 길이)은 5227㎜로 이전 모델보다 40㎜ 길어졌다. 전폭(차체 폭)은 1880㎜, 전고(차체 높이)는 1473㎜다. 휠베이스(앞뒤 바퀴 차축 사이 거리)는 3109㎜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면 대형 세단의 무거운 움직임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움직임은 180도 달라진다. 스포츠 세단처럼 순간 튀어나가지는 않았지만, 순식간에 속도가 높아졌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민첩하게 반응했다. 3.6L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은 최고 334마력의 힘을 낸다. 이 차에는 캐딜락 세단 최초로 자동 10단 변속기가 장착됐다. 차체에 알루미늄 등 가벼운 재질을 많이 사용해 대형 세단임에도 총 무게가 1.9t에 머문다. 움직임이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노면을 1000분의 1초마다 감시해 서스펜션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기술도 이 차의 특징 중 하나다. 이전 모델은 서스펜션이 너무 단단해 플래그십 세단 답지 않게 잔 진동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새 CT6는 이전 모델보다 세팅이 부드러워져 뒷좌석 승객에게 편안함을 준다. 고속으로 달릴 때나 저속으로 움직일 때 모두 소음과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내부는 럭셔리 세단답게 고급스럽다. 천연 가죽과 나무 소재가 적절하게 사용됐다. 마감도 더욱 꼼꼼해졌다. 실내를 4개 구역으로 나눠 각각 풍량과 온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뒷 좌석에는 2개의 모니터가 있는데, USB포트를 활용해 노래나 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CT6 전용으로 조율된 34개의 스피커와 보스 파나레이 사운드 시스템은 깨끗하면서 안정적인 소리를 구현한다. 내비게이션도 국산차와 비등한 수준이었다. 한국GM이 개발한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장착됐기 때문이다. ‘미국 차는 실내 디자인과 편의시설이 투박하다’는 편견은 이 차에 적용되지 않았다.

흥행 여부는 미지수다. 캐딜락이 CT6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2.0L 가솔린 터보 모델을 단종시켰기 때문이다. 2.0 가솔린 터보 모델은 6000만원대 가격 때문에 인기가 많았다.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대형 수입 세단의 대명사였다. 캐딜락은 고품격 세단으로 승부를 걸기 위해 2.0 가솔린 터보 모델을 없앴다. 신형 CT6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반영해 △스포츠 8880만원 △플래티넘 9768만원 △스포츠 플러스 1억322만원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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