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장 속도 내는 기업
해외 시장 개척하고
新소재·新기술 개발
현실 안주 않고 도전
[ 김진수 기자 ]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거센 가운데 업계 선두업체들도 고민이 적지 않다.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도 적극 도입해 시장을 이끌어야 한다. 탄력적이고 능동적인 조직을 꾸려 신소재와 신제품을 개발하고 신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게다가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스마트공장 등 새로운 생산기법 도입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는 얘기다. 사회적 책임도 다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김문겸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장은 “업계 선두업체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선택이 혁신성장”이라며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제품의 수준을 높일 뿐 아니라 새로운 시장도 만들어 나가는 게 이들 기업의 공통점”이라고 설명했다.
전통 제조기업도 혁신 앞으로
굴뚝 기업으로 불리는 전통 제조업체들도 변하고 있다. 국내 대표 제지업체인 한솔제지는 세계적인 기술력과 품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솔제지는 ‘글로벌 톱20 제지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매출 3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 신제품 비중 30% 달성을 목표로 하는 ‘Go together(고 투게더) 3·3·3’을 발표했다. 한솔제지는 인쇄용지 산업용지 감열지 특수소재 등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 기존 인쇄 및 산업용지 사업부문의 수익성을 강화하고 특수지 제품 개발 및 제품군 확대를 통해 고수익 성장시장에 진출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휴대폰 배터리나 발전기 등에 사용되는 절연용지 및 잉크젯과 부직포 벽지 등 다양한 하이테크 종이 소재 개발에 나서 고부가가치 제품 및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대표 페인트업체인 노루페인트는 컬러 디자인 영역을 개척한 업체다. 자체적으로 ‘NCTS(노루 인터내셔널 컬러 트렌드쇼)’를 열 뿐 아니라 세계 최대 디자인 박람회인 ‘2019 MDW(밀란 디자인 위크)’에 참가하는 등 글로벌 트렌드 발굴에도 적극 앞장서고 있다. 또 1987년 국내 페인트업계 처음으로 색채연구소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엔 세계적 컬러 회사인 팬톤과 손잡고 ‘노루팬톤색채연구소(NPCI)’를 만들었다. 노루는 인테리어 서비스(하우홈 인테리어), 소음방지 매트(하우홈 자리엔), 음식물 처리기(하우홈 싱크리더)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종합 건축자재업체 LG하우시스도 혁신 제품을 앞세워 매출과 수익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창호, 기능성 유리, PF이 단열재, 바닥재, 벽지, 엔지니어드 스톤(인조대리석) 등 다양한 건자재 제품을 갖추고 있다. 이들 제품의 공통적인 특징은 고기능성, 친환경, 프리미엄으로 요약된다. 유해물질을 줄이고 성능은 향상하면서도 고부가가치 제품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창호인 슈퍼세이브는 로이유리를 적용해 열효율을 높일 수 있다. LG하우시스는 전국적으로 직영 전시장을 늘려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홈쇼핑 온라인몰 등 다양한 유통 경로를 통해 인테리어 자재를 판매하고 있다.
생활가전업체도 혁신성장 DNA 장착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국내 생활가전 렌털(대여)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업체다. 렌털 사업을 처음 시작한 1998년 900억원대였던 매출은 2005년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3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웅진코웨이가 생활가전 시장을 이끄는 동력은 끊임없는 제품 및 서비스 혁신과 해외시장 개척 덕분이다. 웅진코웨이는 제품이 출시되기 전 기획, 설계, 생산, 서비스 등 모든 단계에서 품질과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 직속 TQA(신뢰&품질보장)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의류청정기 더블케어’는 업계에서 혁신 제품의 대명사로 꼽힌다. 제품 하나만으로 의류 관리, 의류 건조, 공간 청정, 공간 제습 등 네 가지를 해결할 수 있어서다. 공간 활용성이 높고 개별로 제품을 구입하지 않아도 돼 비용이 절약된다. 해외 시장도 꾸준하게 공략하고 있다. 2007년 말레이시아 최초로 한국형 렌털 시스템 및 코디 서비스를 도입해 말레이시아 정수기 시장 판도를 바꾸었다.
안마의자는 라이프스타일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제품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기준 안마의자의 글로벌 시장 규모를 42억달러(약 4조9600억원)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던 안마의자 시장에 바디프랜드가 뛰어들면서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바디프랜드의 차별화 전략이 업계 선두로 올라선 비결로 꼽힌다. 기술, 디자인, 품질, 서비스, 고객 만족까지 다섯 가지 분야에서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격차(오감 초격차)를 제품에 구현했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바디프랜드는 디자인연구소, 기술연구소, 메디컬R&D센터를 설립하며 품질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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