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30대 여성이 경찰에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 시신 유기 장소와 공범 유무 등 구체적인 답변은 거부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제주 동부경찰서는 2일 경찰서 4층 강당에서 브리핑을 열어 "피의자 고 모(36)씨가 남편을 죽였다고 시인했지만, 구체적인 진술은 거부하고 있다"며 "범행 동기도 논리적으로 맞지 않아 추가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은 "피의자가 단독범행을 주장하고, 시신 유기 장소는 함구하고 있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사실을 확인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범행 당시 고 씨는 전 남편인 강 모(36)씨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A(5)군과 동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혼 뒤 양육권을 가지고 있던 고 씨가 아들을 보여주겠다고 지난달 25일 강 씨를 불러낸 뒤 제주시 한 펜션에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직후 유족의 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펜션에서 강 씨의 혈흔을 확인, 이윽고 고 씨의 청주 자택에서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흉기 등을 발견했다. 이 흉기에서 전 남편인 강 씨의 혈흔과 뼛가루 등이 나왔다.
고 씨는 지난달 18일 자신의 차량을 가지고 배편을 이용해 제주도에 들어왔다. 일주일 후인 지난달 25일 아들과 강 씨가 함께 만났고 제주시 조천읍의 펜션에 투숙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펜션은 고 씨의 명의로 예약됐으며, 고 씨는 지난달 27일 혼자 가방 두 개를 들고 펜션을 나선 뒤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빠져나갔다.
가방 2개의 소재에 대해 고 씨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경찰은 강 씨의 시신이 육지 등 제 3의 장소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고 씨가 관련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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