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보장…복지 등 우수
3년째 남성법무관 수 추월
'틈새 경력' 쌓아 로펌行 유리
[ 조아란 기자 ] 군대에서 10년을 복무하는 장기 군법무관에 대한 여성 변호사들의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고용 안정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모두 보장되는 직장이란 인식이 커지면서 과거 남성 변호사도 외면하던 장기 군법무관에 여성 변호사까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기 군법무관은 대위로 임관해 군사법원 군판사, 군검사 등을 지내는 ‘직업군인’이다.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중위로 임관해 3년 뒤 대위로 전역하는 단기 군법무관과 구별된다. 31일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까지 최근 3년간 장기 군법무관 임관자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았다. 지난 4월 1일 합격해 오는 8월 임관할 예정인 총 23명 장기 군법무관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명이 여성이다. 작년에 임관한 22명 중에선 12명이, 2017년 임관한 21명 중에선 15명이 여성이었다.
남녀를 통틀어 장기 군법무관 지원자가 많아진 건 오래되지 않았다. 2011년까지만 해도 20여 명을 뽑는데 지원자가 15명뿐이어서 미달 사태를 빚었다. 하지만 변호사 수가 증가하고 법조시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생존 경쟁에 내몰리자 장기 군법무관의 장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장기 군법무관은 20년간 복무하면 군인연금을 받을 수 있다. 민간 직장보다 정시퇴근이 가능한 날도 많다.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려는 여성에게 이 같은 장점은 특히 선호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고 국방어린이집 등 보육시설도 이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곳에서 쌓기 힘든 경력이 생기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 법학전문대학원생은 “국가소송, 방위사업계약은 장기 군법무관이 아니면 해보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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