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 허쥬마·온트루잔트
동시 허가…3000억 시장 진출
[ 전예진 기자 ] 국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브라질 공략에 나선다.
셀트리온의 ‘허쥬마’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트루잔트’는 지난 20일 브라질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의 허가를 받았다. 두 제품은 모두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을 복제한 제품이다. 허셉틴의 브라질 시장 규모는 연간 3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5200억원 규모인 중남미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브라질을 교두보 삼아 점차 중남미 출시 국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허가로 브라질에 출시되는 국산 바이오시밀러는 5개로 늘어난다. 셀트리온은 2015년 4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현지 판매는 화이자가 맡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7년 12월 ‘브렌시스’, 2018년 7월 ‘렌플렉시스’ 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은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허가도 앞두고 있다. 트룩시마의 오리지널 제품인 리툭산의 중남미 시장은 2500억원 규모다. 트룩시마까지 출시되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각각 3개 제품을 브라질에서 판매하게 된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미국, 유럽에 이어 브라질로 향하는 이유는 의약품 시장이 급성장하는 대표적인 ‘파머징’ 시장이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중남미 최대 의약품 시장이다. 2017년 기준 브라질 의약품 시장은 20조원 규모로 이 중 바이오의약품은 20%인 4조40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성장세도 글로벌 평균의 두 배가 넘는다. 브라질 의약품 시장은 2021년까지 연평균 7~1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시밀러의 진입도 수월하다. 브라질은 원료의약품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전체 의약품 비용의 30% 이상이 고가의 항체의약품에 투입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높다. 의약품 시장의 80%가 연방 정부와 주 정부의 입찰을 통해 수출이 이뤄지는 구조도 바이오시밀러에 유리한 점으로 꼽힌다.
미국, 유럽, 중국 등과 비교했을 때 시장이 작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허셉틴만 하더라도 미국 마일란과 인도 바이오콘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오기브리’가 유럽 허가와 거의 동시에 2017년 12월 브라질에서 허가를 받았다. 오기브리는 브라질에서 ‘제도라’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셀트리온은 브라질 규제당국과 소통하기 쉽도록 현지 제약사인 비옴을 유통 파트너로 선정하고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제품은 다국적 제약사 MSD가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 시작된 바이오시밀러 전쟁이 브라질에서도 펼쳐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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