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찬 기자 ] 프로 골퍼들은 퍼트 스트로크에도 ‘완결성’이 있다고 말한다. 처음과 끝이 있다는 얘기다. 드라이버나 아이언 샷처럼 테이크 어웨이로 시작한 뒤 어느 지점에서 멈추면 그곳이 백스윙 톱이다. 다운스윙으로 이어지고 폴로스루, 그리고 피니시 동작으로 마무리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짧은 드라이버 비거리를 퍼트로 만회해 메이저대회까지 제패한 안신애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진 ‘퍼팅 달인’이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퍼트 스트로크 동작은 피니시다. 백스윙이 잘못되더라도 피니시가 좋으면 전 동작의 실수를 어느 정도 만회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공이 굴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퍼트와 관련해 널리 알려진 정석은 ‘시계추’ 퍼트다. 백스윙 크기와 피니시 크기를 1 대 1 비율로 일정하게 친다. 항상 일관된 스윙을 할 수 있어 거리감을 맞추기도 편하다. 안신애도 평지에선 시계추 퍼트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경사가 있는 곳에선 피니시 크기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는 게 안신애 말이다. 특히 오르막 경사에선 백스윙보다 1.5배 더 길게 스윙하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1.5배 법칙’이다.
“오르막 퍼트는 지나갈 확률보다 짧아서 들어가지 않을 확률이 훨씬 더 높아요. 아마추어 골퍼일수록 더욱 그렇죠. 오르막 퍼트는 내리막 퍼트에 비해 경사에 훨씬 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스트로크의 세기가 중요하잖아요. 폴로스루와 피니시를 백스윙의 1.5배로 가져가면 공에 끝까지 힘이 붙어 있고 마지막에 모자란 ‘30㎝’를 채워줄 수 있다는 느낌이 있어요.”
반대로 내리막 경사에선 피니시 동작을 백스윙의 절반 크기로 하라고 조언했다. 안신애는 “내리막 경사의 경우 퍼터 헤드에서 공이 빨리 떠나 그린 라인을 충분히 타도록 해야 상상한 대로 공이 구른다”며 “피니시를 짧게 하려다 의도와 달리 공을 밀지 않고 때리는 경우도 있으니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