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부터 일본서 서비스
수수료 제로…금융사 긴장
카카오·NHN도 준비 중
[ 김주완 기자 ] 네이버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로 해외 결제가 가능해진다. 다음달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 등 적용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별도 수수료가 없어 해외 결제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음달 일본에서 시작
13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네이버페이의 해외 결제 서비스를 시작한다. 해외 오프라인 매장에서 QR코드 등을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결제하는 방식이다.
최근 네이버는 관련 내용을 담아 네이버페이의 이용자 약관을 개정했다. 해외 결제 서비스의 첫 적용 국가는 일본이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의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 가맹점을 활용하기로 했다.
일본 내 라인페이 가맹점 수는 160만 곳이 넘는다.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은 환전 없이 원화로 네이버페이에 충전하고 현지 매장에서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업체 중 신용결제가 아니라 송금 방식으로 해외 결제를 시작하는 것은 네이버가 처음이다. 신용결제 방식의 해외 간편결제는 지난 8일 비씨카드가 중국에서 시작했다.
네이버페이의 해외 결제는 한국 정부의 관련 규제완화로 가능해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핀테크 및 금융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을 통해 전자금융업자에 외국환 간편결제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은 외국환거래 법령상 전자금융업자의 외국환 간편결제가 불가능하다. 정부는 간편결제 서비스의 해외 진출, 국민 편익 제공 등을 위해 전자금융업자에 외국환 간편결제 업무를 허용하도록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관련 법령의 개정 시기에 맞춰 해외 결제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카카오(카카오페이), NHN(페이코) 등 다른 국내 간편결제 사업자도 해외 결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수수료 ‘제로’로 공략
간편결제 업체들의 해외 결제시장 진출로 시장판도가 크게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외 여행객은 대부분 현지 돈으로 환전하거나 신용카드를 이용한다. 모두 수수료가 발생한다. 신용카드는 대부분 1% 이상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간편결제 방식은 수수료가 없다. 현지 가맹점이 정한 최신 환율로 적용돼 계산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쓸 수 있는 해외 가맹점이 충분하다면 금융업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페이(가입자 2600만 명), 카카오페이(2600만 명), 페이코(900만 명) 등의 이용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의 적용 국가를 확대할 방침이다. 일본 다음으로는 중국이 유력하다. 라인은 작년 11월 중국 텐센트의 위챗페이, 네이버페이와 ‘글로벌 얼라이언스’를 발표했다. 한국, 일본, 중국 등에서 네이버, 라인, 텐센트 등이 서로의 가맹점을 공유해 각자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두루 사용할 수 있도록 결제 국가를 확대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대만, 태국 등에서도 서비스 연동을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알리페이와 손잡았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의 해외 결제 서비스 지역을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 동남아시아로 늘릴 계획이다.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의 단말기를 통해 국내 서울택시 등에서 이미 사용할 수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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