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소매유통업 지수 91 그쳐
2015년 4분기 이후 100 밑돌아
부동산시장도 악성매물만 쌓여
[ 김태현 기자 ] 부산 지역 소비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불황을 견디다 못해 경매에 나오는 제조공장이 늘고 있고, 부동산 거래는 냉각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부산 지역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등 소매 유통업체 15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가 91을 기록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는 전분기(77)에 비해 다소 회복된 수준이지만 여전히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2015년 4분기 지수 95 이후 4년 가까이 한 차례도 경기 호전을 뜻하는 기준치를 넘지 못하고 있다.
전종윤 부산상의 조사역은 “2분기는 5월 가정의 달과 하계 시즌이 맞물리면서 유통업계 특수가 시작되는 시기인데도 소매유통업계 체감경기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황에 따른 가계소득 감소와 소비 위축이 계절 특수를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불황과 부동산 경기 침체, 고용 불안 등으로 중산층 지갑이 열리지 않고 있다”며 “유통 규제 완화와 최저임금 인상률 및 속도 조정을 통해 유통업계 부담 요인을 줄이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동차와 조선업체 부진으로 부산의 공장 경매 건수도 크게 늘고 있다. 그동안 쌓인 임대·매매 물량이 경매로 넘어가 악화된 경기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경매로 나온 공장 물건은 녹산산업단지 6건을 포함해 총 20건으로 집계됐다. 경매로 나온 공장 물건은 지난 1월 2건, 2월 6건, 3월과 4월 각 7건이었다. 지난 2, 3월 80%대이던 경매 물건의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중은 지난 4월부터 60~70% 초반으로 낮아졌다.
부동산시장도 비상이다. 올해 적정 공급량은 1만7000가구 정도지만 입주 예정은 2만5776가구에 이른다. 지난 3월 부산의 주택 거래량은 2006년 후 가장 낮은 3401건이었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투자자들은 입주 시점까지 분양권을 갖고 있을 생각이 없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거래가 안 되면서 악성 매물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대 지역 백화점 관계자는 “정부는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 소비자 지갑은 열리지 않고 있다”며 “경기가 순환하면서 소비가 늘어날 수 있도록 현장에 적합한 경제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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