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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예고된 악재'에 비교적 선방한 일본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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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연속 휴일을 마치고 오랜만에 열린 일본 증시가 하락 마감했습니다. 장기 연휴를 끝마치면 주가가 떨어진다는 ‘징크스’가 재현된 것입니다. 다만 지난 5~6일 급작스럽게 고조된 미·중 무역협상 마찰음에도 불구하고 당초 우려보다는 선방했다는 평입니다. 일본 증권가에선 당분간은 약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7일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1.51%(335.01포인트)하락한 21,923.72에 장을 마쳤습니다. 지난달 15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22,000선이 무너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5일 트윗을 통해 “10일부터 2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가 10%에서 25%로 오를 것”이라고 밝혔고 6일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방침을 재확인한 점이 증시 분위기를 어둡게 했습니다.

미·중 무역마찰의 영향이 큰 화냑(-3.20%). 야스카와전기(-6.35%) 등의 낙폭이 컸습니다. 전자부품업체 무라타제작소는 무려 13.59%나 급락했습니다. 중국 관련주를 기관투자자와 개인이 서둘러 내다판 영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대외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도쿄증시의 낙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닛케이225지수 하락률이 1.51%로 비교적 선방했고, 제약·부동산·내수 관련주는 상승종목이 많아 시장 전체로 ‘비관적 전망’이 확산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과거 연휴 후 폭락을 한 경우가 많았던 전례를 고려해도 무난한 결과라는 시각입니다. 앞서 다이와증권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1985년부터 올 초까지 35번의 장기연휴 중 연휴가 끝난 첫날 닛케이지수 하락률이 2%를 넘은 경우가 전체의 40%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외환시장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날 달러당 엔화환율은 110.60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0.95%하락했습니다. 올 2월 중순 이후 엔화값은 달러당 110~112엔 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일본 증권가에선 당분간 약세장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가베야 히로카즈 다이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 관세인상이 현실화 된다면 중국 경제에 미처 예상치 못했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그럴 경우 글로벌 증시는 물론 일본 증시도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시게미 요시노리 JP모건자산운용 연구원도 “세계 금융 시장이 미·중 무역 협상의 영향을 크게 받고, 이미 협상이 잘 될 것이란 전제하에 가격이 반영됐던 만큼 단기적으론 주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당초 일본 증권가에선 장기 연휴기간 급격하게 바뀌는 대외변수 영향에 대처할 수 없어 증시 개장과 함께 폭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습니다. 실제 5~6일 미·중 무역협상 마찰이 두드러지면서 일본 증시 관계자들이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시장을 바라봤던 것도 사실입니다. 일본 증시가 하락하긴 했지만 폭락은 피했다는 점에서 “‘예고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라는 증시 격언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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