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낙훈 기자 ] 독일은 제조업 강국이다. 소재산업인 철강과 주물 열처리 도금 단조 등 뿌리기술이 든든한 밑바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독일이 2006년부터 4년 동안 2억5000만유로(약 3200억원)의 ‘하이테크’ 지원금을 뿌리산업에 쏟아부었다. 뿌리기술을 단순한 ‘기반기술’이 아니라 ‘첨단기술’로 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2013년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뿌리산업을 살리려면 전문인력 양성,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업계에서는 요구하고 있다.
전문인력 구인난은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인력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공장 자동화가 필수다.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대학에 뿌리산업 관련 전문인력 학과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전기요금도 큰 부담이다. 주물 다이캐스팅 열처리 등 주요 뿌리업종은 전기로를 쓰는 사례가 많다. 주물업계 관계자는 “전체 원가에서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15~20%에 이를 정도로 전기료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공장에 근무할 근로자도 부족하다. 외국인 근로자가 내국인 일자리를 침범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들의 쿼터(허용 인력)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뿌리산업 기업은 내국인이 취업을 꺼리는 곳이다.
뿌리산업 기업 중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기 위해 식사 기숙사 등을 제공하는 업체가 많다. 잔업수당을 포함해 1인당 약 300만원의 비용을 지급한다. 신상홍 중소기업중앙회 제조혁신실장은 “최저임금도 업종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뿌리산업 기업은 원가와 납품가격 연동제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물업체들은 최저임금, 전기료, 원·부자재 가격 등이 크게 오르고 있지만 수요업체가 납품단가를 현실화해주지 않아 고사직전에 몰린 상태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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