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3억원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을 소환했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당선축하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이 전 행장에게 3억원의 행방을 추궁하기 위함이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노만석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이 전 행장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남산 3억원 사건은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인 2008년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지시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서울 남산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의원 측에게 비자금 3억원을 건넸다는 의혹이다.
이는 2010년 9월 신한은행이 신 전 신한금융 사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한 '신한사태'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검찰은 라 전 회장을 무혐의 처분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2017년 12월 신 전 사장이 라 전 회장과 이 전 의원을 고발하면서 사건은 다시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됐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도 검찰에 이 사건의 재수사를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라 전 회장, 이 전 행장, 위성호 행장(당시 신한지주 부사장) 등 신한금융 전·현직 임직원 10명이 재판 과정에서 위증한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했다.
당시 검찰 수사에서 이 전 행장이 3억원을 누군가에게 전달한 점이 파악됐고, 신한은행 직원으로부터 "이상득 전 의원에게 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도 나왔지만, 돈의 행선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지는 못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핵심 인물인 라응찬 전 회장, 신상훈 전 사장, 이백순 전 행장의 자택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당시 신한금융 핵심 관계자들을 잇달아 소환 조사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위성호 전 행장을 불러 조사를 벌였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