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최고 자리를 두고 경쟁해 온 이상화(30)와 고다이라 나오(33·일본)가 '한일 우정상'을 받았다.
2018 평창 기념재단은 7일 서울 중구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일 우정상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이상화와 고다이라 나오가 나란히 참석했다. 두 사람은 지난 10여 년간 양국을 대표하는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최강자로 활약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부 500m에서는 고다이라가 금메달, 이상화가 은메달을 땄다. 두 사람은 레이스를 마친 뒤 포옹하며 시청자와 관중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단상에 오른 '빙속 여제' 이상화는 "수많은 상을 받아봤지만 우정상은 처음이다. 친구인 고다이라 나오가 있어 도전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치올림픽 이후 부상 때문에 은퇴를 고민했었는데 나오가 나타나 도전정신을 깨워줬다. 친구와 함께 오랫동안 높은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영광이다"라며 "나이가 들어서도 이런 우정을 간직하며 서로를 잘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고다이라 나오는 한국말로 "안녕하십니까. 저는 고다이라 나오입니다"라고 인사한 뒤 "따뜻한 우정상을 받을 수 있어 감사하다. 지난 2월 올림픽에서 레이스를 마친 뒤 우리가 보인 모습은 감동이었지만 우리에게는 평범한 하루였다"고 회상했다.
고다이라는 "올림픽 이후 이상화에게 메시지가 도착했다. '나오가 있어 내가 있고 내가 있어 나오가 있다'고 전해왔다"며 "평창올림픽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큰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평창 전부터 여러 대회에 함께 출전하면서 우정을 쌓아왔다. 이상화가 금메달을 따냈던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때 고다이라는 12위였다. 이상화가 올림픽 2연패를 이룬 2014 소치 대회에서 고다이라는 5위를 기록하는 등 이상화의 성적이 대체로 좋았다. 그러다가 고다이라는 빙상 선진국인 네덜란드로 유학을 다녀온 후 기량을 급격히 치솟았다.
한편 이날 유승민 2018 평창 기념재단 이사장은 "고다이라 나오와 이상화의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는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승패를 떠난 두 선수의 스포츠맨십과 우정에 감동했다. 이들의 우정은 평창기념재단이 지향하는 올림픽정신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평창기념재단은 지난 3월25일 창립총회를 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산 창출 사업을 추진해 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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