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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들이 만든 '험블브러쉬'
[ 김정은 기자 ] 칫솔의 손잡이 부분을 플라스틱이 아니라 대나무로 만든 ‘대나무 칫솔’(사진)이 인기다. 스웨덴의 대나무 칫솔 ‘험블브러쉬’는 최근 2년 동안 국내에서 50만 개가 팔렸다. 별다른 광고나 홍보 없이 입소문만으로 얻은 성과다.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대나무칫솔’을 단 게시물은 1600여 개(18일 기준)다. 이들 게시물엔 ‘#플라스틱 줄이기’ ‘#지구를 살립시다’ ‘#친환경’ 같은 문구가 함께 달려 있다.
대나무 칫솔의 주요 소비자는 젊은 층이다. 이들은 플라스틱 칫솔의 대안으로 대나무 칫솔을 선택하고 있다. 전 세계인이 매년 쓰는 플라스틱 칫솔은 36억 개에 달하고, 대부분은 바다나 땅에 버려진다. 플라스틱은 분해되는 데 100년 이상 걸린다.
험블브러쉬는 2013년 스웨덴 치과의사들이 만든 구강 전문업체이자 브랜드다. 주로 유럽과 미주 지역의 치과 등에 공급했다. 험블브러쉬를 국내에 들여온 컴버전스의 이혜영 대표는 “몇 년 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전시회에 출장 갔다가 대나무 칫솔을 접하고 ‘이거다’ 싶었다”며 “친환경 화장품 회사를 접고 총판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뷰티숍 롭스와 GS25, 홈쇼핑, 온라인몰 등으로 유통망도 넓혔다. 험블브러쉬가 인기를 끌자 닥터노아 등 국내 업체들도 대나무 칫솔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나무 칫솔은 버리면 자연에서 빠르게 분해된다. 대나무 특성 때문에 물기가 묻어도 금방 마르고, 내구성도 뛰어나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호르몬 우려도 없다. 칫솔모 등 다른 기능은 일반 칫솔과 같다. 가격은 4000원대로 플라스틱 칫솔보다 세 배가량 비싸다.
대나무 칫솔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높은 게 특징”이라며 “기업의 판촉용 선물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칫솔뿐 아니라 빨대, 면봉, 혀클리너, 치실 등 대나무로 만든 제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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