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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깜짝 반등 지나자 다시 박스피…배당 많고 변동성 적은 종목 찾아 갈아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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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보장 투자전략

2011~2016년 박스피 땐
'지수 서핑' 재미 쏠쏠



[ 나수지 기자 ]
연초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던 증시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연초 주도주 역할을 한 반도체업종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시장이 상승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박스권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된 건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기업 실적이 꺾이면서 주당순이익(EPS)이 2016년까지 수년간 이어진 박스권 수준으로 다시 감소하는 등 부정적인 요인도 크기 때문이다.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때는 성장주보다는 배당주, 저변동성주에 주목할 만하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 조언이다. 2011~2016년 박스권 장세에서 인기를 끈 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 매매 전략이 다시 인기를 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스권 장세 이어질 것”

박스권 장세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은 건 무엇보다 상장사 예상 이익 전망치가 꺾이고 있어서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의 예상 이익이 꾸준히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앞으로 코스피지수가 2000~2300포인트의 박스권 안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과거 박스권 구간에 비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수치는 증가했지만 이는 상장사가 늘면서 벌어진 현상”이라며 “EPS가 꾸준히 조정받으면서 과거 박스권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올초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지만, 외국인 순매수가 추가로 이어질 만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박스권을 예상하는 이유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1월 외국인은 4조원을 순매수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0.2%가량을 순매수했다.

2010년 이후 외국인이 한 달 동안 시가총액에서 0.2% 이상 매수한 이후에는 1~3개월가량 조정장세가 이어졌다. 유 팀장은 “글로벌 대비 한국의 상대 이익 모멘텀과 외국인 순매수는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이 지표가 부진한 점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박스권 위아래서 지수형 ETF 매매

과거 박스권 장세에서 인기를 끈 지수형 ETF 매매 전략이 다시 주목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011년부터 6년 동안 이어진 박스권 장세에서 투자자들은 ‘지수 서핑’을 즐겼다. 박스권 하단인 코스피지수 1800선에 가까워지면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나 레버리지 ETF를 매수한 뒤 박스권 상단인 2200에 가까워지면 지수가 떨어질 때 수익을 내는 인버스 ETF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대응했다.

새로 형성될 박스권에서도 비슷한 매매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 조언인다. 안 연구원은 “현금, 지수형 ETF, 인버스 ETF의 세 주머니에 자산을 나눈 다음 지수 등락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는 식으로 투자 전략을 짜볼 만하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하단인 2000포인트 이하로 떨어지면 지수형 ETF 비중을 100%까지 늘렸다가 2150선을 회복하면 현금 20%, 지수형 ETF 40%, 인버스 ETF 40% 식으로 비중을 기계적으로 조절하는 전략이다.

횡보장서 수익 내는 옵션매도형 상품

옵션을 매매해 지수가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일 때 옵션 프리미엄으로 수익을 내는 상품도 박스권에서 주목받는다. 지난해 인기를 끈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이 대표적이다.

양매도 ETN은 매달 옵션만기일에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도한다. 지수가 일정 범위에서 움직일 때는 옵션 프리미엄으로 수익을 낸다. 지수가 범위를 벗어나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는 손실이 난다.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연 5% 안팎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 설명이다.

커버드콜 펀드도 횡보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꼽힌다. 이 상품은 주식을 매입하면서 해당 주식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판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 A주식을 사고 같은 주식을 1만10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매도한다. 이렇게 되면 주가가 1만1000원을 넘었을 때 차익은 포기해야 하지만 주가가 1만1000원 아래에서 움직일 때는 시세차익과 옵션 프리미엄을 함께 얻을 수 있다.

박스권 성과 좋은 배당·저변동성주

과거 박스권 장세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낸 배당주와 저변동성주를 담은 상품도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안 연구원은 “과거 박스권 장세에선 상승장에서 소외된 배당주, 저변동성주, 우선주, 소형주, 중형주 순으로 시차를 두고 강세를 이어가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런 현상을 활용한 전략이 이번 박스권에서도 효과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과거 박스권에서는 박스권 하단이 형성된 후 8개월 뒤 배당주와 저변동성 종목이 강세를 나타냈는데, 이런 점을 감안하면 배당주와 저변동성 종목으로 미리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는 게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ETF로도 배당주와 저변동성 종목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배당주 가운데 중소형 고배당주에 집중해 더 높은 수익률을 노리는 ‘KBSTAR 중소형고배당’, 앞으로 배당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KODEX 배당성장’,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 가운데 변동성이 낮은 종목을 골라내는 ‘ARIRANG 고배당저변동 50’ 등이 대표적이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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