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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스모그·대기 정체·따뜻한 날씨' 3가지 惡조건이 만든 '미세먼지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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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기 미세먼지

4일 기준 서울 13일째 '나쁨'



[ 심은지 기자 ]
고농도 미세먼지가 열흘 넘게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1급 발암물질로 알려진 초미세먼지는 관측 이래 최장기간 나타나고 있다. 북서풍과 서풍이 번갈아 불어 중국발(發)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유입된 탓이 크다. 이후 대기 정체와 따뜻한 봄날씨가 가세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점차 짙어졌다. 기후환경 전문가들은 “지난 1월 경신한 최악의 초미세먼지 농도(서울 지역 하루 평균 129㎍/㎥) 기록도 이번주에 깨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최악 초미세먼지 농도

4일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이날 서울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오후 5시 기준)는 112㎍/㎥로, 지난달 20일 이후 13일째 ‘나쁨(36~75㎍/㎥)’ 이상의 고농도 현상을 보였다. 이는 2015년 초미세먼지 관측 이래 역대 최장기간 고농도 현상으로, 기존 최장 기록(지난 3월 23~30일, 총 8일)보다 5일 이상 길다.

서울 지역은 지난달 20일 이후 26일 단 하루만 공기 질이 ‘보통’ 수준이었고 나머지 12일간 ‘나쁨’ 이상의 등급이었다. 일반인도 장시간의 실외활동을 제한하도록 권고하는 ‘매우 나쁨(76㎍/㎥ 이상)’ 등급도 3·1절 연휴 이후 나흘째 이어졌다.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 이하인 먼지로 1급 발암물질이다. 머리카락 굵기의 20분의 1 수준인 작은 입자가 기관지, 폐 등 신체 내부로 들어가 질병을 일으킨다. 초미세먼지 등급은 △좋음(0~15㎍/㎥) △보통(16~35㎍/㎥) △나쁨 △매우 나쁨 등으로 나뉜다.

미세먼지 농도도 심상치 않다. 서울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오전 한때 ‘매우 나쁨’ 수준인 164㎍/㎥까지 치솟았다. 오후 들어 미세먼지 농도가 다소 옅어진 덕분에 역대 최악의 기록(하루 평균 129㎍/㎥)에 미치진 못했다. 하지만 중국발 미세먼지가 5일에도 연이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만간 최악의 미세먼지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상보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과 과장은 “미세먼지 농도를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풍과 따뜻한 기온…‘설상가상’

매년 봄철엔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다. 올해 고농도 현상이 유난히 긴 건 중국발 미세먼지와 맑고 따뜻한 날씨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원래 봄철엔 고기압과 저기압이 번갈아 영향을 미치곤 한다”며 “올해엔 시베리아 고기압과 중국 양쯔강 주변의 고기압이 연이어 강세를 보이면서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이 심화됐다”고 말했다. 남쪽 지역의 저기압이 한반도로 올라와 비를 뿌려야 어느 정도 미세먼지가 해소되는데 시베리아와 양쯔강 고기압이 둘 다 강세다보니 저기압이 힘을 못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맑고 따뜻한 날씨도 미세먼지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고도가 높을수록 온도가 낮아 공기 순환이 일어나는데 추위가 풀리면 역전층이 생겨서 대기가 정체된다. 올해는 추위가 일찍 물러나면서 미세먼지의 공습도 덩달아 일러졌다. 작년엔 3월 말께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심했는데 올해엔 20여 일 이른 지난 1일부터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짙어졌다.

수도권 비상저감조치 닷새째

이번 고농도 미세먼지는 6일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7일엔 날씨가 추워지고 강한 북풍에 미세먼지가 날아가면서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도 완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다시 날씨가 따뜻해지는 주말엔 또다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환경부는 5일에도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강원 영서, 제주 등 12개 시·도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수도권에서는 사상 처음 비상저감조치가 5일 연속 시행된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4일 전국 10개 시·도 부단체장들과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시·도는 고농도 미세먼지를 재난 상황으로 인식하고 빈틈 없이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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