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한경 머니로드쇼
(2) 대체투자로 수익률 높여라
[ 김순신 기자 ]
KB자산운용이 지난달 11일 ‘KB와이즈스타 부동산1호’ 펀드를 내놓자 부동산시장에 드리운 불안감이 무색해졌다. 이 상품이 판매 10분 만에 설정액(750억원)을 채워 완판됐기 때문이다. 인기 비결은 부동산을 직접 사지 않는 상품 구조에 있었다. 이 상품은 국민은행의 옛 명동사옥을 호텔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출채권에 투자한다. 김영길 KB금융 자산관리(WM)그룹 총괄전무는 “시행사가 망해도 담보를 청산하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해 인기를 끌었다”며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프라, 항공기, 대출채권 등에 투자해 연 5~7% 수준의 배당이나 이자를 받는 대체투자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투자로 눈돌리는 투자자들
대체투자는 전통적인 투자 상품인 주식과 채권 등을 제외한 나머지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대체투자는 주로 폐쇄형인 사모펀드 형태로 운용돼 ‘기관투자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예·적금 금리가 연 2~3%에 머물고 있는 데다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부진에 빠지자 개인투자자들도 연 5%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체투자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박신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7년 공모형 재간접 펀드가 도입되면서 개인투자자의 실물 펀드 수요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사모펀드는 최소 가입 금액이 1억원 이상인 데 비해 이를 보완한 공모형 사모투자 재간접 펀드는 500만원 이상이면 투자할 수 있다. 투자 문턱이 낮아지자 대체투자 펀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5년 말 75조5238억원이던 대체투자 펀드 수탁 잔액은 지난해 말 147조3787억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사모펀드 등을 고려하면 400조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프라·항공기·선박으로 영역 확대
공모형 대체투자 대상도 부동산 관련 상품에서 인프라, 항공기, 선박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프라 펀드는 발전소 도로 항만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에 투자하고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한다. 인프라 건설이 완료된 뒤 통행료와 사용료 등을 배당하는 형식으로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인프라 투자는 무엇보다 적자가 발생할 때 정부가 일정 부분 보전해 주기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아 최소 원금 이상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항공기 펀드와 선박 펀드도 비슷한 구조다. 항공기 펀드는 전문 투자·운용회사가 투자자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모집해 비행기를 구매 또는 리스할 항공사에 빌려주고 그 대가로 받은 이자를 배당과 수익 형태로 투자자에게 제공한다. 선박 펀드는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배를 건조하고 그 선박을 해운회사에 임대해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 농축산물, 유전, 광산, 탄소배출권 등 다양한 형태의 대체투자 상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P2P 대출 관심도 높아져
개인 간(P2P) 거래 금융도 전통자산을 대체하는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연 10%대 고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업체 부도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P2P금융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유다. 2016년 말 6289억원 수준이던 P2P 누적 대출 규모는 지난해 9월 4조2726억원으로 20개월 만에 7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시행되는 전문투자자 확대는 P2P 투자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P2P 대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일반투자자의 투자 한도는 2000만원이지만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적용을 받는 전문투자자는 투자 한도가 없다. 양태영 한국P2P금융협회장은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들이 통과되면 P2P금융업체들이 엄격한 건전성 관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이 정비되면서 리딩플러스펀딩 등 증권회사가 투자한 P2P업체도 나타나고 있는 만큼 자산가들의 P2P 투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앙드레 코스톨라니, 유럽의 전설적인 투자자
“투자자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대중에 휩쓸려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않아야 한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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