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김은희 작가가 죽어도 죽지 않는, 한국형 좀비물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김은희 작가의 신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 이창(주지훈)이 조선의 끝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의녀 서비(배두나)와 함께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28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은희 작가는 예전부터 좀비 영화의 팬이었다고 털어놨다.
김 작가는 "사람들은 좀비를 생각하면 무서워 한다. 하지만 저는 그들이 식탐만 남은, 본능이 거세된 슬픈 존재라는 생각을 했다. 통제가 불가능한 엄청난 전염력을 가진 '역병'(좀비)를 피폐하고 처참한 조선시대로 가져와보면 아이러니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지난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국에 공개된 '킹덤'에서 역병에 걸려 좀비가 된 인물들은 '우사인 볼트' 못지 않게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여느 좀비물에서 봤던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김 작가는 "배고픔에 대한 표현을 하고 싶었다. 굉장히 많은 식구가, 작은 조기 하나를 가지고 싸우면 빨라야 먹는다. 좀비가 되어서도 생전의 행동을 닮는다. 이런 모습이 슬픔으로 다가갈 수 있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장르물의 대가'라고 평가받는 그는 "앞으로 SF도 해보고 싶다"면서도 "로맨틱 코미디는 제외"라고 밝혔다.
김 작가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 사랑이 있나?"라면서 너스레를 떨다가 "로코는 저보다 훨씬 더 잘하는 사람이 있다. 김은숙 작가 같은 거성이 있다. 그 외에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저는 하겠다"고 털어놨다.
평소 '절친'으로 알려진 김은숙 작가의 소감은 없었냐는 질문에 김은희 작가는 "시사 때 와서 술 많이 마셨다. '자랑스럽다' 정도로 말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킹덤'은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의 첫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로, 회당 20억원 정도의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됐다. 190여개 국가에서 동시에 방영된다.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tvN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주연, 총 6부작으로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지난 25일부터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하다. 시즌 2는 오는 2월부터 제작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