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5MB 이내 파일, 데이터 차감없이 전송 서비스
[ 이승우 기자 ]
통신 3사가 기존 문자메시지를 대체하는 차세대 메시지 서비스(RCS: rich communication suite)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메신저 등에 밀린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2012년 ‘조인(joyn)’으로 ‘쓴맛’을 본 통신사들이 다시 한번 도전장을 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5일부터 RCS 서비스를 시작했다. KT는 지난달 28일 RCS ‘채팅’을 내놨다. LG유플러스도 곧 RCS를 내놓을 예정이다.
RCS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제정한 통합 메신저 규격이다. 기존 단문 메시지(SMS)와 멀티미디어 메시징 서비스(MMS)에 카카오톡처럼 그룹 채팅, 읽음 확인 기능 등을 더했다. 별도 앱(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메시지 앱에서 서비스 사용에 동의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문자메시지와 달리 별도 요금이 부과되지 않고 이용 중인 요금제에 따라 데이터가 차감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5메가바이트(MB) 이내 파일은 데이터 차감 없이 대화 상대방에게 원본 그대로 전송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한 번에 전송할 수 있는 파일의 최대 크기는 100MB다. 오는 6월까지 데이터 차감 없이 파일을 전송하는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RCS 서비스를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KT도 상반기 동안 데이터 차감 없이 무료로 채팅 서비스를 쓸 수 있는 프로모션을 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챗봇(chatbot) 서비스도 도입한다. KT는 “기업이 챗봇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1 대 1 상담을 하고 상품 문의에 답할 수 있다”며 “향후 채팅 서비스 내에서 상품 주문과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RCS를 SK텔레콤과 KT 모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과 갤럭시S9·S9플러스 등 3개 모델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다음달 갤럭시노트8과 갤럭시S8 시리즈 등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한다. 삼성전자가 다음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첫선을 보이는 갤럭시S10에는 RCS가 기본으로 탑재된다. 아직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제한적이고 통신사 간 연동도 불가능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연내 삼성전자 스마트폰 외 다른 제조사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에서도 RCS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자체 RCS인 아이메시지를 쓰고 있다.
RCS는 통신사들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내놓은 서비스다. 이 같은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 GSMA는 201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RCS 조인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통신 3사가 조인을 도입했다. 하지만 별도 앱을 설치해야 하는 데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카카오톡에 밀려 2015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새로 나온 RCS는 조인과 달리 별도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어 사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얼마나 RCS를 도입할지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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