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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최저임금 입법 투쟁…'주휴수당 폐지'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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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비상상황선언 회의

나경원 "주휴시간 산입, 폭탄 떨어지면 산업계 못 버텨"
대통령이 긴급재정명령권 발동
최저임금 전면 재검토 요구

이르면 내달 법안 발의
소상공인 등 건의 적극 수렴
"임금체계 전반 손질 법안 마련"



[ 박종필/김소현 기자 ]
자유한국당이 다음달 1일부터 올해 대비 10.9% 인상 적용되는 최저시급 8350원을 저지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오는 31일 국회 운영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청와대를 불러세우는 데 성공한 한국당이 다음 대여(對與) 투쟁의 조준점으로 최저임금 문제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羅 “대통령이 긴급명령권 발동해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경제비상상황선언회의’를 열었다. 원내대표가 통상적으로 주재하는 원내대책회의 형식이 아니라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들을 초청해 애로사항을 듣는 방식이었다. 그는 “31일 국무회의에서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또 다른 폭탄이 된다”고 주장했다.

회의에는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신정기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우리가 바라는 건 돈을 많이 벌어 인건비를 주자는 것이지 세금을 가지고 인건비를 주자는 게 아니다”며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빚내서 가족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극빈층으로 전락하는 게 소득주도성장이라면 우리는 단호히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사업주가 최저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일정액을 보전하는 ‘일자리 안정자금’을 비판한 대목이다.

나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헌법 76조를 보면 (대통령 결정으로)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할 수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명령권을 발동해 잘못된 법 추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 요구는 단순히 인상 유예뿐 아니라 (최저임금의) 전체적인 걸 다 재검토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은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서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내릴 수 있는 행정명령이다. 법률적 효력을 갖는 조치로 1993년 8월 김영삼 대통령이 ‘금융실명제’를 시행할 당시 발동한 바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나 원내대표 주장을 청와대가 받아들일 리 없지만, 최저임금 인상을 저지할 수 있는 마지막 권한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의 책임이 청와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주휴수당 폐지’ 野 독자 입법

한국당은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 개정이라는 입법 전략을 통해 사실상 정부가 주도한 최저임금 인상에 제동을 걸겠다는 방침이다. 당장 다음 임시국회 때부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여야가 정면으로 맞붙을 전망이다. 한국당 소속 김학용 환노위원장은 이르면 다음달 ‘주휴수당 폐지’ 등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직접 발의할 예정이다. 최저임금 산정 기준시간에 주휴수당을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주휴수당은 1주일간 소정의 근로일수를 일하면 자동으로 인정되는 유급휴일에 대한 수당을 말한다. 하루 3시간, 1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면 주·휴일에는 일하지 않아도 하루치 임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에 명시돼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이 정부가 강제한 주휴수당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주휴수당 폐지 시 미치는 영향 분석 등을 주제로 자체 연구 용역에 착수했다. 다음달 중순 결과가 나오면 김 위원장 측이 입법 시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환노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소신을 갖고 추진하는 법안”이라며 “소상공인 등 경제 주체들의 건의를 적극 수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휴수당 폐지에 따른 노동계 우려를 감안해 임금 손실을 보전하는 내용까지 준비해 임금체계 전반을 손질하는 법안 몇 가지를 ‘패키지 발의’ 할 수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도 주휴수당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한국당과 보조를 맞출 가능성도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문 대통령을 향해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폐지하고 이념 편향적 경제정책을 버려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경제 철학을 ‘시장·일자리·기업’ 중심으로 바꾸고 이에 맞게 주변의 좌파 참모들을 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종필/김소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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