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인하로 고객들의 혜택 축소가 우려되는 가운데 하나카드가 VIP 고객 선정기준을 변경하며 충성고객 확보에 나서 눈길을 끈다.
10일 하나카드에 따르면 2019년 VIP 선정기준을 이용금액에서 종합점수로 변경했다.
기존에는 카드와 현금서비스 금액으로만 VIP 회원을 산정했으나 2019년 VIP 회원부터 장단기 카드대출, 마케팅 동의여부, 장기고객우대, 자동이체 등 우대점수 항목을 다양화해 VIP 선정 기준의 문을 낮췄다는 게 하나카드 측 설명이다.
그동안 하나카드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이용 금액을 기준(단기카드대출 포함)으로 클래식(1200만원 이상), 프리미어(2500만원 이상), 로열(3500만원 이상), 퍼스트(5000만원 이상), VVIP(별도선정)까지 5개 등급의 VIP 회원을 선정했다.
회원 등급에 따라 국내 컨시어지 서비스, 전 가맹점 2~3개우러 무이자 할부, 기본 연회비 감면, VIP 제휴 혜택 등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지금까지는 연간 카드 사용 금액이 1200만원 이상일 경우에만 VIP 제도 중 클래식 등급으로 선정됐으나 앞으로는 1200점 이상 채워야 하는 점수 중에 연간 카드 이용 금액이 960만원 이상(960점 이상)이면서 나머지는 장기 카드대출(1만원 당 1점), 리볼빙 신청 여부(20점), 카드론 동의 여부(20점) 등 240점의 우대 점수를 채우면 VIP 회원으로 선정될 수 있다.
또한 프리미엄 등급을 로열로 상향 조정해 VIP 등급을 5개에서 4개로 단순화했다. 이로써 프리미엄 회원이 내년부터는 로열 등급으로 자동 업그레이드되고 로열 등급 이상에게만 주어지던 전가맹점 무이자할부 혜택이 확대됐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기존에는 카드와 현금서비스 이용 금액으로만 VIP 회원을 선정했는데 이제는 우대점수 항목을 다양화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며 "일회성 마케팅 비용 축소로 신규 고객 유치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기존 고객이라도 확실하게 관리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카드를 포함한 국내 7개 전업 카드사들은 각각의 VIP 회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마다 VIP 회원을 칭하는 이름만 다를 뿐 대개 연간 사용실적을 바탕으로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VIP 회원으로 선정하고 추가 혜택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카드사에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무이자 할부, 포인트 추가 적립 등 상품 약관에 포함되지 않은 일회성 마케팅 비용, 회원 모집하는 설계사들에게 주는 비용을 줄이면 수수료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카드의 부가서비스는 약관을 바꿔야 해 소비자 불만이 제기될 가능성이 큰 반면 카드사들이 VIP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나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변경이 용이하다.
때문에 최근 어려워진 업황으로 카드사들이 VIP 회원에게 제공하던 혜택과 서비스를 손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아직까지 회원 선정 기준을 강화하거나 혜택 축소에 나선 곳은 없다.
일부 카드사들은 아직 내년도 VIP 회원 산정 기준이나 혜택을 확정할 때까지 약간의 시간 여유가 있어 수정을 검토 중이지만 실제로 혜택이 줄어들 경우 고객 이탈로 이익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정부의 카드수수료 개편방안 발표 이후 단계적으로 일회성 마케팅 비용은 줄이게 되겠지만 기존에 카드를 이용하는 우량고객들을 확실하게 확보하기 위해 VIP 고객 대상 혜택을 축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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