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사퇴 의사를 밝힌 이웅렬 코오롱 회장은 재계에서 격의 없는 소통경영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경영자로선 껄끄러울 수 있는 노조와의 만남에 직접 나서는가 하면 대리급 직원들과의 난상 토론도 즐긴다.
1956년 태어난 이 회장은 이동찬 코오롭그룹 명예회장의 1남5녀 가운데 외아들이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코오롱에 입사해 1985년 뉴욕지사 이사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1996년 이동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뒤부턴 회장에 올라 그룹을 이끌었다. 그가 40세 때의 일이다.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은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심통(心通)'이다. 지난 4월 서울 마곡산업단지 신사옥에 입주할 당시 "새로운 60년 화두는 소통"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새 사옥에 연구와 영업, 지원 인력이 모인 만큼 협업의 장으로 만들자는 의미다.
젊은 직원들과 식당에서 회사 비전을 놓고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사보에 ‘회장님, 밥 사주세요’라는 코너를 만들어 대리급 직원들과 난상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코오롱인터스트리 구미 공장을 여러 차례 찾아 직접 노조와 만나기도 했다. 그룹 회장이 노조를 직접 만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구미 공장 노조는 2004년 파업으로 회사와 극심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 회장은 '행복 공장 프로젝트'라는 상생 활동을 제안해 노조의 손을 잡았다. 그는 당시에 대해 "다시는 같은 아픔을 겪지 말자는 데 교감을 이룬 뒤 수시로 소통하는 게 노사 화합으로 이어졌다"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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