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 여파로 카드사의 수익성 하락이 예고된 가운데 신용등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준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27일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안에 대해 "예상을 상회하는 인하안이 발표됐을 뿐 아니라 기타 외부환경도 비우호적으로 조성되고 있다"며 "신용카드사 신용등급에 하향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당정협의를 열고 신용카드 수수료 우대 가맹점을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카드수수료 개편안을 내년 1월 말 적용할 계획이다.
과거 수수료 인하 당시와 달리 이번 조치로 카드사의 수익성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홍 연구원은 "개편안에 따른 카드사 수수료 감소액은 8000억원 이내로 예상되는데 수수료 인하폭이 당사의 기존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2019년에는 과거와 같이 카드사 영업이익이 유지되는 모습은 보기 힘들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개편안의 수수료 인하 효과가 이전보다 크고, 카드 이용액 성장 둔화, 금리 상승 추세, 국제회계기준(IFRS) 9 적용에 따른 대손부담 확대, 경기침체에 따른 연체율 상승 등 기타 외부환경도 과거보다 비우호적이기 때문에 카드사들의 단기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또한 총 카드 비용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마케팅비의 통제 여부가 향후 카드사의 수익성을 결정지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 연구원은 다만 "과거 수년간 지속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카드사의 영업이익은 규모가 큰 변동 없이 유지되는 모습을 나타냈다"며 "실제 카드사들의 신용등급 변동에 대한 판단은 중단기 실적추이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고비용 마케팅비 개선 방안 세부내용, 각 사별 구조조정 효과, 비카드 사업 수익 확대 효과, 카드이용액 추이 등을 모니터링해 각 사별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