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 홍보전 따라가보니…
자영업자 대부분 "뭔지 모른다"
"수수료 제로 가능할까요" 반문도
[ 강경민 기자 ] “제로페이는 아직 들어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카드 수수료 제로가 과연 가능하기나 할까요.” (한 약국 종사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수수료 없는 지급결제시스템을 표방하는 제로페이(서울페이) 가맹점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 22일 신촌 연세로 일대를 다니며 가두 캠페인(사진)을 벌였다. 박 시장은 연세로 일대에 있는 약국과 음식점, 커피숍을 찾아 제로페이 가입을 독려했다.
박 시장이 이날 만난 자영업자는 대부분 제로페이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제로페이에만 가입하면 카드 수수료가 제로라는 박 시장의 설명에도 반신반의하는 자영업자가 적지 않았다. 작성 서류가 많아 가입 절차가 복잡해 대부분의 자영업자는 박 시장에게 궁금한 점을 묻거나 나중에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이달 초부터 구청과 동주민센터 공무원을 동원해 가맹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연합회 조직이 구성돼 있어 공무원의 접촉이 쉬운 전통시장과 지하상가의 신청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일반 소상공인 참여는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박 시장은 카드 수수료 제로화에 의문을 나타내는 자영업자들에게 “이 가게만 보면 한 달에 100만원 이상 카드 수수료를 냈을 것 같다”며 “제로페이에 가입만 하면 이 수수료가 제로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일단 가입해 보라”며 “한 달에 수십만원을 버는 것으로 제가 드리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제로페이 시범사업을 다음달 20일께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제로페이에 가입한다고 카드 수수료를 한푼도 안 내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제로페이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판매자(매장)의 QR코드를 인식하면 구매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돈이 이체되는 결제 시스템으로, 이른바 체크카드 방식이다. 소비자가 신용카드 대신 이 체크카드를 사용해야 수수료가 제로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기자와 만나 “제로페이 성공의 관건은 소비자가 기존에 익숙한 신용카드 대신 제로페이를 사용할지 여부”라며 “도입 초기 홍보에 집중해 가입자와 사용자를 늘려 대세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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