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한 무역관행' 들어가자
중국 겨냥한 것이라며 반발
[ 김형규 기자 ] 지난 17~18일(현지시간)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중국 대표단이 공동성명 문구를 고치기 위해 의장국인 파푸아뉴기니 외무장관실에 난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강한 반발로 인해 APEC 정상회의는 25년 만에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했다.
WSJ는 파푸아뉴기니 고위 관료를 인용해 “17일 중국 관료 4명이 림빙크 파토 외무장관과의 회동을 요청했고 파토 장관이 응하지 않자 집무실에 난입했다”며 “대치 국면 후 경찰 만류로 자리를 떴다”고 보도했다.
중국 대표단은 ‘우리는 모든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포함해 보호무역주의와 싸우는 데 동의한다’는 내용을 수정하고자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불공정한 무역관행’이라는 문구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이를 공동성명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백악관이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는 ‘중국은 수년 동안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행해왔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피터 오닐 파푸아뉴기니 총리는 그 뒤 기자회견에서 ‘어떤 회원국이 공동성명 채택에 동의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 방에 두 명의 거인이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 정부는 그러나 “중국과 파푸아뉴기니는 밀접하게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며 “누군가 양국을 갈라놓기 위해 소문을 퍼뜨린 것”이라고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파토 장관도 “중국 관료들이 회동을 요청한 것은 맞지만 집무실에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했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본회 연설에서 통상 문제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날선 비판을 주고받았다. WSJ는 “이번 APEC 회담 결과는 미·중 무역전쟁 조기 해결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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