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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중국과 위대한 합의? 월가에 도는 세가지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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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가 오랜만에 기분좋게 반등했습니다. 30일(현지시간) 다우 지수는 431.72포인트(1.77%) 급등했구요. S&P 500 지수는 1.57%, 나스닥은 1.58% 올랐습니다.

긍정적 장세에 영향을 준 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었습니다. 트럼프는 전날 오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위대한 합의를 할 수 있다(could reach a 'great deal)”고 했습니다.
이른바 ‘트럼프-시진핑의 위대한 합의설’입니다. 오랜만의 상승장을 반영하듯 이날 월스트리트에선 시장을 낙관적으로 내다보는 여러 설들이 나돌았습니다.
세 가지 설이 대표적입니다.

①트럼프-시진핑 위대한 합의설


트럼프 대통령은 말을 자주 바꾸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어제 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역전쟁과 관련해 중국과 ‘위대한 합의’에 이를 수도 있다고 한 데 대해 월가는 기대를 갖는 분위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신뢰가 실린 건 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의 장남 덩푸팡(鄧樸方·74) 중국장애인연맹 명예총재가 지난달 16일 “우리는 분수를 알아야 한다(知道自己的分量). 함부로 잘난 체하면(妄自尊大) 안 된다”고 말한 게 뒤늦게 알려지면서부터입니다.

덩푸팡은 중국 정계의 존경받는 원로입니다. 지난달 덩푸팡의 연설이 있었던 중국장애인협회 총회엔 시진핑 주석을 비롯해 공산당 7인 상무위원 전원이 참석했습니다.
특히 그의 발언은 한 달 넘게 묻혀있다가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시 주석의 맘에 들지 않으면 모든 게 차단될 수 있는 중국에서 뒤늦게 보도된 겁니다.

시 주석이 장고끝에 승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 6.5%로 발표됐습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먼저 집계돼 발표되는 중국의 GDP를 액면 그대로 믿는 월가 분석가는 없습니다. 월스트리트의 콘센서스는 대략 3%까지 꼬꾸라졌을 것이란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11월말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 회담에서 중국이 만족할만한 제안을 내놓지 않으면 나머지 267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때리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시주석의 마음이 바뀌고 있는 것일까요?
과연 다음달 위대한 합의가 가능할까요?
월스트리트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②공화당, 상하원 싹쓸이설

다음달 6일 미국 중간선거를 보는 콘센서스는 상원은 공화당 승리, 하원은 민주당 승리입니다. 민주당의 지지기반인 흑인과 히스패닉, 여성들이 이번에는 투표에 반드시 참여하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지금의 트럼프 인기라면 하원에서도 공화당이 깜짝 승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간간히 나옵니다. 공화당 지지자가 머리수로는 밀리지만, 결집력이 강해 만만치 않다는 겁니다.

한 월가 분석가는 “공화당 후보자는 득표율 51%로 이기고 민주당 후보자는 80%로 이길 수 있다”며 “절대 표수는 민주당이 많아도 의석수는 공화당이 더 차지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공화당이 양원 지배를 이어갈 경우 제2감세, 인프라 투자 등 미국의 경기 모멘텀은 지속될 수 있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SC)는 지난 29일 설문조사를 거쳐 “투자자들은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될 경우 주가와 달러 지수, 채권 수익률이 모두 상승하고 위안화 가치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치 월가의 희망이 실린 듯한 조사 결과였습니다.

③트럼프-파월, 짜고치는 고스톱설

트럼프 대통령은 몇달 전부터 계속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금리를 지나치게 올려 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겁니다. “너무 까분다(too cute)”고 말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월가 일부에선 이런 갈등을 몇년 뒤를 내다본 트럼프의 포석으로 해석합니다. 트럼프 발언에도 파월은 당분간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고, Fed에 대한 시장 믿음은 강해질 것입니다.

현재대로라면 Fed는 몇년 후 다시 양적완화(QE)를 해야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재정지출로 재무부 국채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Fed의 위상이 별로라면 QE는 많은 정치적 저항을 받을 수 있고, 해외 투자자들의 미 국채에 대한 의구심도 매우 커질 겁니다.

하지만 Fed에 대한 신뢰가 높다면? 양적완화는 쉽게 이뤄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내는 국채를 Fed가 받아낼 수 있습니다.

과연 트럼프는 지난해 말 파월 의장 면접을 볼 때 과연 고스톱을 짜고 쳤을까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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