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기업이 뛴다
[ 안효주 기자 ]
홈플러스는 새로운 형태의 매장으로 유통 혁신에 나서고 있다. 슈퍼마켓과 창고형 할인점을 하나로 결합한 ‘홈플러스 스페셜’이 대표적이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출점한 지 2개월 반 만에 10호점을 넘어섰다. 주로 기존 매장이 전환한 것인데, 이유는 매출 증가다. 슈퍼마켓이나 할인점을 운영하다가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한 매장의 매출이 40% 이상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쉽게 말해 슈퍼마켓부터 창고형 할인점을 포괄하는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로 보면 된다. 꼭 필요한 만큼 조금씩 사는 1인 가구뿐 아니라 상자 단위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까지 모두 타깃으로 하는 신개념 대형마트 모델이란 설명이다.
지금의 슈퍼마켓은 도매가 수준의 대용량 상품이 없고, 창고형 할인점은 싱글족이 소비할 만한 적정량의 신선식품을 찾기 어렵거나 제한된 구색으로 쇼핑에 어려움이 있었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이런 단점을 판매 상품 종류를 늘려 극복한 형태인 것이다. 술의 경우 세계 맥주, 와인, 해외 단독 직수입 상품, 협력사 컬래버레이션 상품 등을 가격·브랜드·용량별로 갖춰 놓고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상품 가격은 대부분 연중 상시 저가(Every Day Low Price) 형태로 바꿨다. 주요 상품의 진열 면적을 늘리고, 통로도 넓혀 소비자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원하는 상품을 찾을 수 있게 했다. 매대 간격은 기존 매장보다 22%가량 넓혔다. 높이는 기존 대형마트처럼 평범한 키의 주부도 꼭대기에 진열된 상품을 집어들 수 있게 했다. 상품 대부분을 상자 단위 또는 팔레트 진열 방식으로 바꿨다. 이런 가격 정책과 매장 운영 방식이 더해지면서 소비자는 행사 기간에 쫓기지 않게 됐고, 협력사와 직원들은 업무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실적도 좋아졌다. 홈플러스가 스페셜 점포로 전환한 10개 점포 매출을 분석한 결과 첫 스페셜 점포인 대구점이 문을 연 6월27일부터 9월 말까지 전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었다. 1인당 평균 구매액(객단가)도 30%가량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올해 스페셜 점포를 20여 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스페셜 점포 매출은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홈플러스는 기대하고 있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변화하는 유통 환경 속에서 소비자는 물론이고 협력사와 직원 모두의 생활 속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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