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들이 올 3분기도 호실적을 거둘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3분기에도 승기는 KB금융이 잡은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분석했다. 내년 초 지주사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도 선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5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은행 등 4개 금융사의 올해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조646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358억원)보다 20.8% 증가했다.
KB금융이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점쳐졌다. KB금융의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보다 5.7% 늘어난 9482억원이다. IBK투자증권과 SK증권은 최근 발표한 리포트에서 KB금융의 순이익이 985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원화대출금은 가계와 기업 모두 전 분기 대비 약 3% 성장이 예상된다"며 "특히 기업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이는데, 예대율 규제 변경에 대한 대비책이자 위험가중자산(RWA)을 견딜 수 있는 자본력이 있기에 가능한 선택지였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이 시장 추정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해 올해 3분기에도 1위 자리를 굳힌다면, 6개 분기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하는 셈이다.
지난해 KB금융은 신한금융이 9년간 사수했던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주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두며 '왕좌'의 자리를 지켰다. 올해 상반기 KB금융의 순이익은 1조9150억원. 1분기와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9000억원대의 순이익을 낸다면 2년 연속 순이익 '3조 클럽'도 달성도 충분히 가능하다.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切齒腐心) 중인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8853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값이다. 전세자금, 기업 여신 부문에서 고루 성장세를 나타냈으나 특별한 일회성 이익은 없다는 평이다.
이번 3분기에서는 우리은행이 약진할 것이란 전망이 짙다. 우리은행의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5801억원으로 3위인 하나금융(6511억원)에 밀리지만 전년 대비 순이익 증가율이 104.7%에 이른다. STX 매각이익 70억원, 충당금이 480억원 환입이 예정돼 있다.
하나금융의 3분기 순이익(6511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23.7%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15년차 이상 준정년 특별퇴직에 따른 비용 780억원, 추석상여금 등으로 판관비가 불가피하게 증가하지만, 금호타이어·모뉴엘 충당금 환입액 950억원 등이 이를 상쇄할 것이다"고 판단했다.
지방금융지주 3개사도 나란히 실적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지주의 3분기 추정 순이익은 170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5% 증가했다. DGB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8%, 11.8% 늘어난 1030억원, 934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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