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패션 민주주의' 표방하는 유니클로
존 제이 < 패스트리테일링그룹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총괄 >
[ 민지혜 기자 ] “K팝 아티스트들은 전 세계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죠. 음악, 춤과 마찬가지로 옷도 문화의 가교 역할을 한다는 면에서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유니클로의 존 제이 패스트리테일링그룹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총괄(사진)은 지난 25일 기자와 만나 “K팝 가수를 비롯해 젊고 감각적인 한국 젊은이들은 디자인할 때 아주 큰 영감을 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럭셔리 패션의 정의를 새로 하고 싶다”는 그는 “가격과 품질이 좋고 디자인이 뛰어난 옷이 럭셔리 패션이라는 사실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제이 총괄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아트 디렉터 10인(2011년 그래픽 디자인 USA 매거진)에 뽑힐 정도로 디자인업계에선 유명한 인물이다. 미국에서 나이키, 코카콜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유명 기업의 광고 제작 및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고, 2015년부터 패스트리테일링그룹에 합류했다.
유니클로를 글로벌 브랜드로 더 크게 키우려는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였다. 그는 “일본 고유의 장인정신이 유니클로의 근본적 강점”이라며 “대중적인 디자인과 가격대, 장인정신을 살린 기술력을 결합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두를 위한 옷(made for all)’을 추구하는 유니클로가 파리에서 글로벌 미디어 행사를 개최한 이유에 대해서는 “패션은 문화이고 파리야말로 패션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제이 총괄은 “좀 더 좋은 품질의 옷을 좀 더 저렴하게 제공함으로써 유니클로는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며 “비싼 캐시미어 의류를 유니클로가 대량으로 개발해 좀 더 싸게 내놓은 것도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니클로의 가치는 가격뿐 아니라 소재 디자인 품질 등 모든 면에서 획기적이라는 데 있다”며 “앞으로는 저가 브랜드와 고가 브랜드 사이에 있는 ‘합리적 명품(affordable luxury)’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리=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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