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 만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 장창민/박종필 기자 ]
“국회에 쌓여 있는 규제 개혁 법안들이 다 악법이고 가치가 없는 건가요. 기업인들이 허탈감과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4일 20대 후반기 국회를 이끄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찾아 한 말이다. ‘규제 리스크’에 짓눌린 기업들의 어려움을 대변한 호소다. 그는 문 의장에게 국회에 켜켜이 쌓여 있는 각종 규제 법안을 하루빨리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시장에서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다”며 “기업을 좀 도와달라”고 간곡하게 당부했다.
▶본지 9월3일자 A15면 참조
박 회장은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등 선진국형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돈을 벌어 세금을 내는 기업들이 역동적으로 일할 수 있게 장기적으로 큰 그림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국의 주력 산업들이 서서히 경쟁력을 잃어가는 사이에 중국은 이미 우리가 추격해야 하는 경쟁자가 됐다”며 “(주력 산업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 안 남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규제 개혁 법안들을 구체적으로 열거하기도 했다. 대기업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진출 규제 완화를 핵심으로 한 인터넷전문은행법을 비롯해 서비스산업 규제 완화를 목표로 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부실기업에 대한 채권단 주도 구조조정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등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그는 문 의장과의 면담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많은 (규제 개혁) 법안들이 아직도 단 하나도 통과되지 않았다”며 “다 악법이고 다 가치가 없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기업인들로선) 허탈감과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국회에서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읍소하고 설득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이날 이주영·주승용 국회 부의장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도 만나 규제 완화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부탁했다.
장창민/박종필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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