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우 레저스포츠산업부 기자) 일취월장상(賞). 학업이나 스포츠 등 순위 결정 분야에서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이를 격려하는 상이다. 세계 프로 골프계에서 이 상을 시상한다면 아마도 올해 주인공은 타이거 우즈(43·미국)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폭발적 대세 상승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22일 남자골프세계랭킹사이트(OWGR)에 따르면 우즈의 현 세계랭킹은 26위다. 지난해 말 기준(656위)으로 따지면 630계단 상승한 놀라운 동력이다. 긴 공백을 깨고 첫 복귀 무대를 치른 지난해 11월 히어로월드챔피언십 때의 랭킹(1189위)으로 보면 1163계단 순위를 끌어올린 성적표다.
이 기준만 놓고 봐도 우즈는 세계 남자골프 투어에서 가장 두드러진 폭등세를 연출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에 비견할 만한 선수는 앤드루 푸트남 정도다. 지난 8개월간 356위에서 89위로 267계단을 끌어 올렸다. 이달 초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배라큐다챔피언십을 제패한 덕분이다. 하지만 상승 기울기로 치면 우즈의 가파름을 따라오기엔 역부족이다.
우즈의 세계랭킹은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톱10’에 들어갈 수도 있다. 올해 남은 대회에서 2승 이상을 할 경우다. PGA 투어 일반 대회 우승을 하면 랭킹을 가리는 평균 포인트가 2점 이상 올라가기 때문이다. 현재 3.8771점을 확보한 우즈가 산술적으로 4점 이상을 따내면 8점대 가까이 점수가 올라가고, 순위도 최소 10위권으로 높아진다. 현재 7위가 로리 매킬로이(7.0218)다.
우즈는 오는 24일(한국시간) 개막하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시리즈에 진출했다. 페덱스랭킹포인트 상위 125인이 출전하는 시즌 결산 시리즈다. 올들어 준우승 두 번 등 전성기를 떠올리게 한 맹활약에 힘입어 시즌 페덱스 랭킹을 20위까지 끌어올린 덕분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성적관리를 잘 해야 4개 시리즈의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 우즈는 1차전(노던트러스트)과 2차전(델테크놀로지챔피언십)에는 출전가능하다. 하지만 70위 안에 들어야 출전권을 쥐는 BMW챔피언십은 보장되지 않는다. 1, 2차전 성적을 잘 받아야 한다.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 역시 30명에게만 주는 기회다.
우즈는 11년 역사의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서 두 번 우승컵을 들어 올린 유일한 선수다. 2007년 신설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초대 우승자가 우즈다. 당시 2개 대회(BMW챔피언십, 투어챔피언십)를 제패했고, 1개 대회(도이치방크챔피언십)에서 2위를 했다. 2009년엔 우승 한 번(BMW챔피언십), 준우승 두 번(바클레이,투어챔피언십)을 했다. 우즈를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끝)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