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인재양성 협약식
반도체 생태계 강화 위해
공과대학 중심 프로그램서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로 확대
[ 좌동욱 기자 ] 삼성전자가 반도체산업의 인력 양성과 기술 개발을 위한 산학협력 자금으로 매년 1000억원을 투입한다.
삼성전자는 14일 서울대와 정보기술(IT) 핵심 소재 분야 기술 발전과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협약식을 했다. 삼성전자와 서울대는 이날 협약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에 집중된 산학협력 분야를 물리 수학 화학 등 기초과학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다. 종전에는 실용 연구과제 중심으로 지원 대상을 선정해 기초과학 분야가 포함되기 어려운 구조였다.
삼성전자와 서울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 교수 채용을 지원하고 석·박사 등 연구 인력의 장학금도 늘리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대학의 연구개발(R&D)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첨단설비와 인프라를 서울대에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가 인공지능(AI), 5세대(5G) 통신,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분야의 핵심 인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추세를 감안해 기존 공과대학 중심으로 하던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기초과학 등 연관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서울대를 시작으로 국내 다른 주요 대학과도 산학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산학협력 지원자금은 연평균 4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효율적인 산학협력을 위해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산학협력센터’도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180조원 규모 중장기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할 당시에도 국내 주요 대학과 산학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국내 주요 대학의 반도체 관련 석·박사급 연구 인력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크게 걱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반도체 설비와 R&D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우수 인력 확보에 적지 않은 애로를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반도체·부품(DS)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사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반도체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 뿌리가 되는 대학의 학술연구 활성화와 인재 양성을 지속할 생태계 조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산학협력 확대로 국내 과학기술과 반도체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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