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서 '글로벌피스 리더십 콘퍼런스' 연 문현진 GPF 의장
2009년 비영리 국제기구 GPF 설립
개도국 경제발전·南北통일운동 앞장
"미·북 정상회담 이후 北, 안 달라져
美 대북정책 변화도 좀더 지켜봐야"
[ 강경민 기자 ] “남북한 및 미·북 정상회담 후에도 북한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3대째 독재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북한이 협상을 통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GPF) 의장(사진)은 지난 3일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기자와 만나 “최근 북한의 외교 수사를 보면 상황이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달라진 건 없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문 의장이 이끄는 GPF는 동아프리카 경제·사회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달 초 우간다 정부와 함께 ‘글로벌피스 리더십 콘퍼런스 2018’을 열었다.
2009년 비영리 국제기구인 GPF를 설립한 문 의장은 고(故)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3남이다. 문 총재가 2012년 9월 사망한 뒤 통일교권과 결별을 선언하고 개발도상국 경제 발전과 남북통일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GPF는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동서연구소,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활발하게 교류하며 워싱턴 정가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의장은 최근 한반도 긴장 완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북한이 핵 개발을 동결한 뒤 국제사회로부터 투자를 받았다가 몇 년 후 핵을 다시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누가 할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 의장은 “북한은 3대째 독재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데 비해 미국은 길어야 8년, 한국은 5년마다 정권이 바뀐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어떤 계산을 할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정책을 놓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내다봤다. 문 의장은 “미국의 대북 정책도 외교 수사를 제외하면 바뀐 것이 없다”며 “북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국 내 여론도 실망할 가능성이 있어 정책 변화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 정권의 합법성을 인정하는 순간 통일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문 의장은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면서 북한 정권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국제사회에서 한반도 2국가 체제가 인정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통일을 원하는 욕구는 줄어들 것”이라며 “한반도 2국가 체제를 인정받는 것은 남북 관계를 더욱 고착시켜 통일을 더욱 어렵게 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부친인 문 총재가 김일성 주석을 만났던 것처럼 수년 전부터 북한 측으로부터 여러 번 방북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당분간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문 의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햇볕정책을 펼치면서 수많은 종교단체와 시민단체가 각기 다른 의도를 갖고 북한 지원에 나섰다”며 “북한은 이를 이용해 정권의 생명을 연장하고 핵 개발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 문 의장의 설명이다.
캄팔라=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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