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상승 모멘텀 부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회사의 2분기 실적 하락을 이끈 요인들이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현재 LG전자의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며 중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을 고려해야한다고 조언했다.
9일 오후 1시50분 현재 LG전자는 전날보다 2400원(3.17%) 오른 7만8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3개월간 30%이상 하락했다. 지난 4월6일 11만1000원이었던 주가는 석달동안 31.8%나 하락해 지난 6일 7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의 급격한 주가 하락은 회사의 모바일 사업부문 부진에 따른 실적 전망치 하향, 자회사 LG디스플레이 부진에 따른 보유 지분가치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연결기준 2분기 잠정 매출액은 15조원, 영업이익은 771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3.2%, 16.1% 늘어난 수치지만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84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 중인 모바일 사업부를 지목했다. 신제품 'G7 ThinQ'의 출하 부진과 마케팅 비용의 지출이 맞물려 적자폭이 더욱 확대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둔화와 주요 부품 가격 상승 등도 모바일 사업부 전망을 흐리게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둔화와 길어진 교체주기에 따른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 주요 부품 가격 상승으로 모바일 사업부의 적자폭이 확대된 걸로 파악된다"며 "지난 2분기 모바일 부문의 영업 적자는 1915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동안 스마트폰 사업의 실적 개선이 없었기 때문에 회사의 2018년 연결 영업이익 전망치 또한 낮아지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시했던 스마트폰 실적 정상화 전망은 당분간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이 스마트폰 사업의 실적 개선 가시성과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등 스마트폰 부문을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하면 당분간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자회사인 LG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적자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분가치 하락 우려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LCD 업황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업계의 시각이 우세한 만큼, 자회사의 불확실성 이슈는 단기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 및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현저히 낮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현재의 저평가된 주가가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라는 평가에서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는 영역까지 조정돼 12개월 전망치 기준 PER은 6.7배, PBR은 0.8배 수준"이라며 "단기 모멘텀 부재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고 연구원은 매년 강해지고 있는 회사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주목, 중장기 모멘텀도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관점에서 현재의 밸류에이션 매력을 저가 매수 전략으로 활용하라고 강조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여전히 다운사이드보다는 업사이드가 큰 주식으로 오는 4분기부터 방향 전환을 모색해볼 수 있다"며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향후 기업의 주가는 주로 선진 시장의 호조, 남미 경제 개선 등 거시경제(매크로) 환경 변화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오는 4분기 전장부문의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 개선) 역시 남겨진 호재거리"라고 분석했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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