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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어린이 안전, 어른들의 실천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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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팎에서 위협받는 어린이 안전
어른부터 안전 법규·수칙 준수해
아이들이 따라할 수 있게 앞장서야

류희인 <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



예전에 즐겨 듣던 노래 ‘하늘색 꿈’의 노랫말은 아이의 눈을 ‘파란 가을 하늘빛’에 비유했다. 그만큼 맑고 투명해서 세상의 모든 일을 그대로 바라본다는 의미일 것이다. 세상사에 시달릴 때면 다시 아이들처럼 순수한 하늘색 꿈을 꾸고 싶은 것은 모든 어른의 이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소중하게 지켜 줘야 할 어린이들의 안전 실태를 보면 맑고 투명한 세상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통계를 보면 최근 5년간(2012~2016년) 각종 안전사고로 사망한 어린이는 1249명에 이른다. 그 원인을 분석해 보면 교통사고가 가장 많았고 다음이 질식사고다. 교통사고 중에서는 보행 중 사고가, 질식 사고는 침대에서의 사고가 가장 많았다. 사고로 아이들을 잃는 원인이 대부분 대형 재난이 아니라 운전자나 부모의 부주의라는 얘기다.

이런 안전사고를 줄이고자 행정안전부는 관계 부처와 함께 ‘어린이 안전대책’을 만들었다. 대책에는 교통사고 감축을 위해 어린이 보호구역을 확대하고, 등·하교 보행 환경도 개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어린이 제품 안전을 위한 리콜제도와 어린이 기호식품에 대한 안전기준도 강화했으며, 생존수영교육과 체험형 안전교육을 위한 안전체험관을 확대하는 등 5대 분야 14개 과제(47개 세부 과제)를 담고 있다.

얼마 전 주말에 택시를 타고 어린이 보호구역을 지날 때 일이다. 교차로 앞에서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바뀌려는 순간 택시가 급가속해 빠르게 횡단보도를 지나갔다. 그곳은 시속 30㎞ 이하로 운행해야 하는 구간이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어린이의 불안한 얼굴이 지금도 떠오른다. 어린이를 위해 아무리 좋은 안전대책을 마련해도 현장에서 어른들이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켜 ‘하늘색 꿈’을 심어주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가정에서 내 자녀를 보호하는 것처럼 밖에서도 다른 어린이들을 위해 안전을 실천하고 생활화하는 것이다. 우선 내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안전법규를 지켜 안전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운전할 때 교통법규 지키기, 안전벨트나 구명조끼 착용하기 등 생활 속 안전수칙을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실천하자. 그리고 가까운 안전체험관 같은 곳을 찾아 수시로 체험교육을 시켜주자.

밖에서도 어린이들이 다 같이 소중하다는 생각으로, 안전기준을 지키고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불법주차하지 않기, 비상구 확보하기, 위해 제품 만들지 않기, 불량식품 판매하지 않기, 통학로 확보하기, 어린이 보호구역에 폐쇄회로TV(CCTV) 설치하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어린이들은 배운 대로 행동하고, 어른들보다 더 잘 실천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손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며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대피훈련에 참여하는 모습을 흔히 본다. 또 물에 빠진 어린이가 생존수영 덕분에 살아났다는 뉴스나 초등학생이 쓰러진 할아버지를 심폐소생술로 구했다는 뉴스도 이를 확인해 준다.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다.’ ‘어린이는 어른의 거울이다.’ ‘아이들 앞에서는 냉수도 함부로 마셔서는 안 된다.’ 이런 말들을 안전과 관련지어 되새겨 보자. 어른들이 먼저 안전을 실천에 옮긴다면 누구나 아이들의 맑은 눈을 떳떳하게 바라보고 함께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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