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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시각] 미주 'FTA 퍼즐' 완성할 메르코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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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GDP 70% 넘는 경제공동체
한국과 아시아 최초의 FTA 협상
미주시장 상생협력 확대 기여할 것"

권평오 < KOTRA 사장 >



지구 반대편에서 반가운 손님들이 왔다. 중남미 최대 단일시장인 남미공동시장(이하 메르코수르) 외교장관들이 지난 25일 서울에 모여 우리나라와 시장자유화를 위한 무역협정을 추진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4개국으로 구성된 메르코수르는 1991년 역내 관세동맹으로 출범한 이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국이 두 곳에 불과할 만큼 폐쇄적인 시장이었다. 최근 빗장을 풀고 나온 메르코수르가 아시아 최초의 무역협정 대상국으로 한국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의미가 크다.

메르코수르는 남미 국내총생산(GDP)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경제공동체다.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성장한 브라질은 세계 9위, 중남미 1위의 경제대국으로서 제조업 성장이 두드러지는 국가다. 아르헨티나는 최근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신정부의 친시장 개혁 정책을 바탕으로 경제 펀더멘털을 개선하고 있다. 4%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제조업 전진기지 파라과이와 남미 지역 물류거점인 우루과이도 탄탄한 공동시장 구축에 일조하고 있다.

인구 2억6000만 명의 거대한 역내시장과 다양한 프로젝트 기회는 그동안 글로벌 완성차나 가전, 플랜트 기업들이 메르코수르 현지에 진출하는 유인책이 돼 왔다. 최근의 환경 변화는 이곳을 더 매력적으로 이끌고 있다. 중산층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서면서 자동차, 고급 가전 등 내구재 소비가 급증하고, 웰빙 열풍으로 의약품, 의료용품의 수입도 증가하고 있다. 또 중남미의 기술벤처기업을 의미하는 테크노라티나스 9개 기업 중 7개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국적이라는 것을 보면 신산업의 발전 잠재력도 크다.

한국과 메르코수르는 상호보완적 교역구조를 갖고 있다. 우리가 정보기술(IT)기기, 자동차 및 부품 등의 공산품을, 메르코수르는 광물 자원, 농축산물 등 1차 산품을 주로 수출한다. 따라서 글로벌 밸류체인 차원에서 전략적 생산기지로 활용도가 높다. 이뿐만 아니라 북미 시장에 인접해 있으면서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대륙의 중간에 위치해 대륙 간 상품 해상운송 허브로서도 이용 가치가 크다.

메르코수르는 녹록지 않은 시장이기도 하다.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에 35%, 자동차 부품에 18%까지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 특정 품목은 정부의 수입허가를 받아야 수입이 가능하다. 높은 관세에 복잡한 내국세까지 붙어 한 개에 7000원짜리 한국산 비비크림이 현지에서 7만원에 판매된다고 한다. 이런 고관세 및 비관세 장벽은 우리 정부가 메르코수르와 협상을 통해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이번에 추진되는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은 우리에게 단지 4개국과의 관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볼리비아가 메르코수르 가입절차를 진행 중이며 칠레,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등도 준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모두 메르코수르 역내 시장으로 들어온다면 우리가 이미 체결해 발효를 앞두고 있는 중미 5개국(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니카라과, 파나마)과의 FTA와 연결시켜 이미 FTA가 발효된 미국, 캐나다의 북미시장까지 우리의 FTA 네트워크가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현재 가장 높은 기술력과 구매력을 지닌 북미시장과 미래 잠재력이 크고 유망한 중남미 시장을 우리의 협력 파트너로 한데 묶는 마지막 퍼즐이 완성되는 셈이다.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은 10여 년의 긴 준비과정을 거쳤다. 좀처럼 역외국에 개방하지 않던 메르코수르 4개국이 어렵게 협력의 장으로 나온 만큼 그들과 보폭을 맞춰 상생의 길로 함께 걸어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KOTRA도 산업, 기술, 인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협력 플랫폼을 구축해 우리 기업을 위한 사업기회 발굴에 앞장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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