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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테일 리스크' 모델로 본 트럼프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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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99.9%다.” 국제 사회에서 미·북 정상회담 개최 회의론이 고개를 들 때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한 말이다.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 취소였다. 확률 0.1%로 봤던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 셈이다. 전형적인 ‘테일 리스크(tail risk·꼬리 위험)’에 해당한다.

미·북 정상회담과 같은 국제 협상 개최 가능성과 결과를 잘 설명하는 ‘게임 이론’을 보면 참가자 모두가 바라는 ‘포지티브 게임’, 한 참가자는 바라지만 다른 참가자는 바라지 않는 ‘제로 섬 게임’, 모두가 바라지 않는 ‘네거티브 게임’으로 분류된다. 국익 추구를 최우선시하는 국제 협상에선 ‘제로 섬’ 게임은 잘 발생하지 않고 바라지도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 《협상의 기술(The Art of Deal)》을 읽어보면 그는 고도의 협상 전략가이고 실제로 그렇게 알려져 있다. 성공한 욕심 많은 기업인 출신답게 참가자 모두가 이득을 보는 ‘샤프리-로스식 공생적 게임’이나 모두가 손해를 보는 ‘네거티브 게임’보다 참가자별 이해득실이 분명히 판가름 나는 ‘노이먼-내시식 제로섬 게임’을 즐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권력 속성상 ‘1인 독재’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적을 확실하게 제거해야만 하는 ‘제로 섬’ 게임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취임 이후 장성택 숙청 등 공포 정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비슷한 처지다.

미·북 정상회담 개최 소식이 처음 알려진 지난 3월 초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회담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을 40%로 높게 본 것도 이 때문이다. 극적 상황 연출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의회와 협의 없이 목표도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지도자와 만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미·북 정상회담은 언제든지 열릴 수 있다. 미국의 대외 정책에서 버락 오바마 정부가 추구한 ‘전략적 인내’는 미국 국민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정부는 북한 정책에서 종전의 ‘고립과 무시’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개입과 해결’ 노선을 추구해왔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이후 더 뚜렷해졌다.

미국 국민의 의식도 고조됐다. 지난 2월 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가장 위협적인 국가로 북한을 꼽은 응답자가 절반이 넘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 승리와 3년 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한의 위협을 통제할 수 있는 정치 외교적인 역량을 입증할 기회가 절실한 때다. 싱가포르 회담 취소 후 협상 여지를 남겨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유엔과 미국 주도 제재로 북한의 경제 사정은 극도로 어렵다. 특히 외화 가득원이 취약해졌다. 지난해 수출은 2016년에 비해 36.8% 감소한 가운데 전체 수출의 85%를 웃도는 대(對)중국 수출은 50% 넘게 급감했다. 경제 개발에 필요한 재원인 북한에 대한 투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사실상 봉쇄됐다.

김정은 취임 이후 ‘국가 핵 무력 완성’과 ‘경제 발전’이라는 이원적(two track) 전략을 추구한 북한으로서는 전자를 토대로 협상력을 높여 생존과 발전을 위한 제재 완화의 필요성이 더 절실해졌다. 일방적으로 회담 취소를 당한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의 추후 협상 여지에 즉각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모든 국제 협상 목표는 자국의 실리 추구다. 중재자 역할도 회담 국가(혹은 당사자)와 핵심 안건에 대한 주도 능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 이 능력이 전제돼 있지 않으면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99.9%라 하더라도 신중하고 겸손한 자세를 보이는 것이 우리 국익 추구에 도움이 되고 대통령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다.

테일 리스크란 정규 분포의 양쪽 끝 부분을 말하는 것으로 국제 협상과 경제 정책, 기업 경영, 심지어는 개인 투자에서 가장 경계하는 위험이다. 평균치 주변은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만 대책을 세워 놓기 때문에 발생하더라도 손실이 크지 않다. 하지만 테일 리스크는 발생 확률은 낮지만 대책을 세워 놓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면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다.

일부 증권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반성해야 할 점이 많다. 남북과 미·북 정상회담 개최 소식이 알려진 이후 마치 통일이 되는 것처럼 관련 주식을 추천하기에 바빴다. 테일 리스크가 발생할 때 개인투자자가 가장 큰 손실을 입는다. 진정으로 고객을 위하고 지속 가능한 경영 기반을 마련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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