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와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의 경기판단 논쟁 등)최근 국내 경제상황에 대해 여러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만 현재의 경제성장세는 지난달 제시한 성장경로와 부합하고 있어 전망치(3.0%)를 수정할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은 경계해야 합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제성장세가 견실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아르헨티나, 터키 등 일부 신흥국을 중심으로 위기설이 제기되는데 대해 "금융불안이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없다"며 "자본유출은 대외 금리차보다는 경제 펀더멘털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우리나라는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나타내고 있고 풍부한 외환 보유액, 낮은 단기 채무 비중 등으로 인해 대외 건전성이 상당히 양호한 상황"이라며 "이를 잘 유지하고 구조조정 등으로 경제여건을 나아지게 해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총재는 금융시장이 불안할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는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환정책의 투명성을 위해 외환 순거래 내역을 공개하기로 했지만 시장 안정화 조치는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며 "거래 내역 공개에 따른 외환 투기세력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중인 국제유가에 대해선 국내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봤다.
이 총재는 "유가가 예상보다 크게 오른다면 분명 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현재 물가상승률은 1%대를 유지하고 있어 급등할 가능성이 적다"며 "지난달 제시한 물가 전망치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스태그플레이션(경제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 진입 가능성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새로운 물가안정목표제에 대한 견해도 드러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가의 물가 안정 수준에 대해 학계를 중심으론 논의되고 있다"며 "한은도 물가안정목표 변경을 분석 및 검토하고 있으나 신뢰성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접근은 상당히 신중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물경기에 영향을 주고 있는 고용 부진에 대해선 "정부도 상황이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최저 임금 인상 문제 뿐 아니라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 기저효과 등의 요인이 혼재돼 나타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상최대치'를 경신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총재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건전성이 아직 양호한 상황이지만 기타 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부 비은행 신용대출은 차주의 신용등급 낮고 대출 금리가 높으니 위험성에 대해서 계속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통과된 3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추경이 계획대로 집행된다면 경기에 긍정적이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성장률 기여도는 경제주체의 반응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목적이 일자리에 초점을 맞춘만큼 통화정책결정에 크게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채선희 /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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