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대화 조건으로 한·미 FTA 양보했나
靑 장하성 정책실장, 이태호 통상비서관 동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역’ 문제를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연계 의지를 또다시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전 인사말에서 “우리는 무역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며 “무역과 관련해 (미국에) 좋은 뉴스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내달 12일 열릴 예정인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다. 순방 기간도 1박4일에 최단기로 잡았고 회담 시간은 단독회담 21분, 오찬 겸 확대회담 65분 등 총 1시간26분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싱가포르 회담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큰 주제”라면서도 “우리는 한국과 재협상 중인 큰 규모의 무역협정(한·미 FTA)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3월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한·미 FTA 개정을 위한 최종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차 압박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이 미·북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한·미 FTA 양보를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한·미 FTA 개정협상과 관련, “북한과의 협상이 타결된 이후로 미룰 수도 있을 것”이라며 “왜냐면 이것은 매우 강력한 카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미국 방문에는 외교안보라인이 아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태호 통상비서관까지 동행하면서 한·미 FTA가 의제에 올랐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청와대는 그러나 한·미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한·미 FTA 관련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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