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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에 연락처 공개 꺼리는 스승들… "네가 선생이냐" 막말에 교직 회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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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앞두고 '씁쓸한 이면'

연락 거부 교사들 10% 육박
"과거 체벌 항의 사례도 많아"

"사제 간의 정은 옛말"
"학생·학부모 대하기 두렵다"
'스승의 날 폐지' 靑에 청원도



[ 구은서 기자 ] 직장인 A씨는 스승의날을 앞두고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을 찾아나섰다. 또래와 어울리는 데 서툴던 A씨를 살뜰하게 챙겨준 스승에게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연락처를 수소문하던 A씨는 교육청 ‘스승찾기’ 서비스를 신청했지만 “선생님이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아 연락처를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제자에 ‘연락처 알리지 말라’는 스승들

9일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스승의날(15일)을 앞두고 스승찾기 서비스를 신청하는 제자가 줄을 잇고 있다. 제자가 찾고 싶은 교사의 재직 연도, 학교명 등을 말하면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서 교원 근무이력을 확인하고 스승에게 동의를 받은 뒤 연락처를 전달해주는 서비스다.

하지만 연락처 통보를 거부하는 교사가 점차 늘어나 10%에 육박하고 있다. 서울에선 1~4월 928건의 스승찾기 신청이 접수돼 8.5%인 79건이 교사의 정보 제공 미동의로 거부됐다. 2015년 5.8%에 비해 월등히 높은 거부율이다.

일부 제자가 보험 가입 권유, 자동차 영업 등에 스승찾기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교사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게 교육계의 설명이다. 여기에다 불만스럽거나 억울했던 과거 일을 따지는 제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체벌이 허용됐고 학생인권의식이 낮던 과거에 당한 일을 항의하기 위해 교사를 찾는 제자도 꽤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유튜브에는 “초등학교 때 담임교사가 촌지를 갖고 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렸다”며 해당 교사를 찾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허울뿐인 스승의날 없애달라’ 청원도

교사들이 제자와의 개인적 연락을 피하는 건 교권 침해가 늘어나는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20여 년째 교단에 서고 있는 한 고교 교사는 “사제 간의 정이란 건 옛말이 된 지 오래”라며 “학생이나 학부모를 대하는 게 점점 두려워 옛 제자들마저 피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이날 발표한 ‘2017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 실적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한국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 상담 건수만 508건이다. 10년 전인 2007년(204건)의 2.5배다.

학생이나 학부모의 폭언·폭행도 이제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지난해 5월 한 초등학교 5학년 담임교사는 수업 중 떠드는 학생에게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줬다가 학생들 앞에서 이 학생으로부터 주먹으로 폭행당했다. 도움을 청하려 내선전화기를 들자 학생은 수화기 코드를 뽑고 전화기를 집어던졌다. 동료교사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한 끝에 사태가 수습됐지만 교사는 이에 금이 가는 상해를 입었고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같은 달 한 고교 교사는 교사용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며 수업을 방해하던 학생의 뒷목덜미를 치며 마이크를 빼앗았다가 학부모로부터 “네가 선생이냐, 깡패 아니냐” 등의 폭언을 들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달 20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스승의날을 폐지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교사라고 밝힌 게시글 작성자는 “교권 침해는 나날이 늘고 있고 대입제도 개편안 등 교육정책에서는 ‘교사 패싱’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교권은 포상과 행사로 살아나는 게 아니다”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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