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게시글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는 [와글와글]. 이번 이야기는 몸이 아픈 자신을 나몰라라 하는 남편으로 인해 섭섭하다는 아내의 사연이다.
두 자녀를 둔 주부 A씨는 어느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온 몸이 아프고 열이 나는 걸 느꼈다.
아이 학교 보내고 약먹고 자고 약먹고 자고를 반복하는데 남편은 전화를 걸어 병원에 가보라고만 했다.
A씨는 혼자 옷 입을 힘도 없어서 그렇게 하루종일 잠만 잤고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밤 9시에 죽을 사다줘서 겨우 식사를 할 수 있었다.
11시가 넘어도 귀가하지 않던 A씨 남편은 새벽 5시에 귀가했다. 친구를 만나 당구치고 술을 마셨다는 것.
마침 다음날 남편이 쉬는 날이라 A씨는 남편과 함께 병원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은 편도에 고름이 가득찼다고 3일동안 증세가 계속되면 입원하라고 하셨다고.
하지만 남편은 친구와 만나야 한다며 A씨를 혼자 두고 약속장소로 가버렸다.
혼자 운전해서 집에 온 A씨는 밤이 되자 또 몸이 아파졌고 남편에게 연락 했다.
남편은 "술 마시고 있는데 어쩌라는 거냐"면서 도리어 화를 냈다고 한다.
A씨는 할 수 없이 아이들은 근처 친척집에 맡기고 손수 운전해서 응급실로 갔다.
2년전 갑상선암 수술을 한 A씨가 평소 복용하던 약을 챙겨오지 않은 게 생각나 남편에게 전화했더니 "친정 어머님께 부탁하라"며 거절했다.
올 수 없는 이유는 고향 친구가 올라왔는데 모텔에서 재울 수 없어 집에 데려와 재워야 한다는 것.
직접 집에가서 약을 가져온 A씨는 남편이 해도해도 너무 하는게 아닌가 싶은 마음에 "마누라가 입원해야 할만큼 아픈데 그 술자리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남편 또한 화가 났는지 연락도 없으며 2박3일간 병원에는 얼굴도 비추지 않았다.
A씨는 "내가 속이 좁은 건지 얼마나 더 이해해야 하는건지 답답하다"면서 글을 마무리 했다.
네티즌들은 A씨의 사연에 "저런 남편은 없느니만 못하다. 비혼으로 살면 외롭지만 A씨 같은 경우는 외로우면서도 비참하다", "데리고 온 친구는 동성친구겠지만 여자가 있다에 한표. 여자가 없이는 저렇게 무심하게 행동할 수가 없다. 마음이 지금 딴 곳에 가 있는 것 아닌다", "집에 키우는 개가 아파도 저것보다는 걱정하겠다", "갑상선암을 앓은 아내가 목이아프고 열이 펄펄 끓어 입원까지 할 정도인데 술을 마시고 친구까지 재운다? 보는 내가 다 속상하다. 그 남편하고 살면 더한 병도 생길듯"이라며 안타까움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인철 이혼전문 변호사는 "부부는 서로 부양의 의무와 협조의 의무가 있다. 특히 몸이 아픈 경우에는 살뜰히 보살펴야 한다. 치료비도 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라면서 "이것을 소홀히 하면 이혼사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A씨도 이런 남편에게는 미련을 갖지 말고 새 출발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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