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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자기' 인생 신의현, '금메달리스트'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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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지금까지 패럴림픽에서 따낸 금메달은 '0'개. 하지만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평창패럴림픽에선 애국가가 울려퍼졌다. 노르딕스키의 간판 신의현(38)이 한국 패럴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이다.

신의현은 17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7.5㎞ 좌식 경기에서 22분 28초 40을 기록해 우승했다.

충남 공주 출신인 신의현은 중도 장애인이다. 2006년 2월, 운전중 반대편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그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이 신의현의 부모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선택을 했다. 장장 7시간이 넘는 대수술 끝에 생명은 건졌지만 깨어난 신의현은 충격을 받았다. 음주에 빠져 하루하루를 보냈다. 2007년 베트남에서 아내 김희선 씨를 만나 백년가약을 맺었지만 결혼 이후에도 가시밭길은 계속됐다.

2009년 가을, 신의현의 운명을 바꾸는 계기가 생긴다. 그가 우연한 기회에 접한 휠체어농구다. 휠체어농구를 시작하면서 그는 삶의 활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신의현은 “운동을 하면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휠체어농구에 그치지 않고 아이스 슬레지하키, 휠체어 사이클에도 도전했다. 그리고 2015년 8월엔 패럴림픽을 앞두고 창단된 창성건설 노르딕스키팀에 합류했다. 2016년 3월 그는 노르딕스키팀에 합류한지 반년만에 핀란드 월드컵에서 동메달 2개를 따냈다.

위기도 있었다. 신의현은 패럴림픽을 앞두고 경기후 숨을 가쁘게 몰아쉬는 경우가 잦아졌다. 선천성 부정맥이 의심됐다. 부정맥이 의심됐지만 아니라는 진단이 내려져 다시 스틱을 잡았다.

평창패럴림픽 개막전 신의현은 “운동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계획없이 자포자기의 삶을 살았을 것이다. 평창 패럴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따내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했다. 결국 그의 뜨거운 열정은 한국 역사상 최초 금메달이라는 희망으로 되돌아왔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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