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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소소한 일에 몰입하라… 나도 몰랐던 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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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몰입

로버트 트위거 지음 / 정미나 옮김 / 더퀘스트 / 288쪽 / 1만6000원



[ 김희경 기자 ]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 많은 사람이 ‘1만 시간의 법칙’을 얘기한다. 말콤 클래드웰이 저서 《아웃라이어》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1만 시간이란 어마어마한 숫자를 듣고 좌절하는 이들이 많다.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투자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하염없이 1만 시간을 쏟아야만 할까.

《작은 몰입》은 무리하게 장기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대신 일상에서 작고 소소한 성취를 이루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공학, 정치학, 철학을 공부하고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는 로버트 트위거다. 트위거는 “작고 구체적인 일을 시작해야 한다”며 “몰입의 단위가 작으면 자주 성취할 수 있고, 이를 경험하면 할수록 큰 성공이 쉬워진다”고 주장한다.

‘몰입’은 어떤 상태를 의미할까. 헝가리 출신의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이란 책을 통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푹 빠져 시간이 정지된 듯 느껴지는 상태’라고 규정한다. 하지만 서너 시간 가까이 이 상태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고, 1만 시간을 지속하기란 더욱 어렵다. 사람이 하나에 몰입해서 끝까지 해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추진력을 발휘하기도 전에 정신이 산만해지기 때문이다. 자신이 배운 것을 5년 후가 아니라 당장 써먹고 싶어하는 심리도 작용한다. 아무리 자제력 있는 사람이라도 뭔가를 배울 때는 학습 초반에 ‘잘하고 있다’는 보상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자는 ‘마이크로마스터리’란 개념을 제시한다. ‘micro’와 ‘mastery’를 합성한 단어로 작은 몰입만으로 충분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최소 단위의 과제를 의미한다. 과제는 무엇이든 상관없다. 오믈렛 만들기, 돌 쌓기, 예쁜 알파벳 손글씨 쓰기 등 소소할수록 더 좋다.

단순한 행위를 하는 게 시간 낭비라고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마스터리를 통해 자신도 잘 몰랐던 자아를 발견하고, 이를 유심히 살펴보다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도 있다. 여러 행위를 하다 보면 즐기는 활동과 즐기지 않는 활동이 명백히 드러나는 법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자아를 분류해 볼 수도 있고, 서로 다투는 자아들을 최대한 통합시켜 하나의 응집체로 만들어 낼 수도 있다”며 “이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면 일과 삶이 놀랍도록 편안해진다는 사실을 느낄 것”이라고 말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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