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모집에 300억원 매수주문
기관들, 신용도 대비 낮은 금리에 투자 주저
≪이 기사는 02월28일(11:5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종합특수강이 올해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기업 중 처음으로 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적잖은 기관투자가들이 신용도 대비 금리가 낮다고 판단해 투자의사를 접은 것으로 전해진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종합특수강이 3년 만기 회사채 5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26일 기관들을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300억원의 매수주문만 들어왔다. 예상보다 적은 수요로 인해 발행금리를 높이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희망했던 수준보다 0.2%포인트 높은 연 3.458%의 금리로 채권을 찍기로 잠정 결정됐다.
이 회사가 기관들이 원하는 금리를 제시하지 못한 것이 투자수요가 기대에 못 미친 결정적인 이유로 꼽힌다. 현대종합특수강은 2015년 현대제철에 인수되면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효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를 받아왔다. 채권시장에서도 신용등급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면서 유통시장에서 거래기준이 되는 시가평가 금리가 크게 떨어졌다. 27일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현대종합특수강의 3년물 금리는 연 3.259%로 같은 만기의 ‘A’등급 회사채 평균금리(연 3.448%)보다도 0.189%포인트 낮다.
회사채 시장에선 지난 3년간 현대종합특수강이 별다른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채권에 붙는 금리가 더 높아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현대종합특수강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32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지만 연간 실적은 현대차그룹 편입 직전인 2014년(4185억원)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11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4% 감소했다.
발행규모가 작아 연기금 등 대형 기관들이 초반부터 잠재적인 투자후보에서 제외된 것도 수요예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현대종합특수강은 수요예측 이전부터 매수주문이 많아도 증액 없이 500억원어치 채권만 발행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IB업계 관계자는 “잠재적 투자 후보 범위가 좁아진데다 핵심 투자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였던 자산운용사들도 회사가 내놓은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면서 예상치 못한 미매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현대종합특수강은 채권 발행 예정일인 오는 6일 추가 청약을 통해 모집액을 모두 채울 계획이다. 현재 몇몇 기관들과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해진다. 잔여 채권 200억원어치를 사들일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면 발행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IBK가 나눠서 인수해야 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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