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남한 의중·미국 동향 보고
대표단 귀환 보고 받고 만족
남측 성의노력에 사의 표시
남북대화, 인도적 지원보다
군사실무회담부터 시작될듯
[ 정인설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9~11일 방문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에 “북남 대화 분위기를 승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김 위원장이) 남측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고위급대표단으로부터 12일 방남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이번 올림픽경기 대회를 계기로 북과 남의 강렬한 열망과 공통된 의지가 안아온 화해와 대화의 좋은 분위기를 더욱 승화시켜 훌륭한 결과들을 계속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향후 남북관계 개선 발전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해당 부문에서 실무적 대책을 세울 것과 관련한 강령적인 지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또 “최고 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는 대표단의 귀환 보고를 받고 만족을 표시했으며 남측이 고위급대표단을 비롯하여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에 참가한 우리 측 성원들의 방문을 각별히 중시하고 편의와 활동을 잘 보장하기 위해 온갖 성의를 다하여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사의를 표시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김여정 동지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남측 고위 인사들과의 접촉 정형(상황)과 이번 활동 기간에 파악한 남측 의중, 미국 측 동향 등을 최고 영도자 동지(김정은)께 상세히 보고드렸다”고 언급했다.
보고에는 김여정과 북한 고위급대표단 단장을 맡았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 등이 참석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1면 머리기사로 북한 고위급대표단 보고 소식을 전하며 김정은이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김여정은 웃는 모습으로 김정은의 왼팔을 양손으로 감싸고 있고 김정은은 오른손으로 김영남 위원장의 왼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김정은과 김여정이 나란히 서서 촬영한 사진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고위급대표단 방문 이후 남북 대화는 군사 실무회담에서 시작되며 대북 인도적 지원은 후순위로 밀릴 전망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인도적 지원은 북한 측이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당장 중요한 모멘텀은 아니다”며 “군사실무회담부터 한 뒤 차츰 급을 높여나가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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