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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김영남과 접촉 피해 리셉션장 뒤늦게 입장… 5분 만에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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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개회식 정상 리셉션서 북·미 만남 '불발'

펜스, 아베와 함께 문 대통령 연설중 지각 도착
남북 대화에 불만…북미 대화에 '선긋기'인 듯

"외교적 결례" vs "청와대가 무리하게 만남 추진"



[ 조미현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한 9일 문재인 대통령 주최로 열린 개회식 사전 리셉션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잠시 들렀다 5분 만에 떠났다. 문 대통령은 행사 전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이 ‘평화’를 주제로 환영사를 하는 동안 뒤늦게 도착한 펜스 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행사장 밖에서 별도로 사진을 찍었다.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한국과 북한, 미국·일본 간 갈등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 김영남과 첫 악수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용평리조트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예정된 리셉션 40여분 전부터 각국 정상을 맞이하고 사진을 찍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대표단장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웃으며 반겼다. 김영남은 문 대통령과 악수한 뒤 귀빈실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문 대통령의 요청에 사진 촬영에 응했다.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행사 예정 시간인 오후 6시가 지나서도 행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리셉션은 예정보다 10여분 지난 오후 6시11분께 시작됐다.

청와대는 당초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 김영남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인 한정 정치국 상무위원을 헤드테이블에 자리하도록 하면서 자연스럽게 북한과 미·일·중 정상급 인사 간 만남을 유도할 계획이었다. 2008년 12월 이후 멈춘 6자회담 당사국 중 러시아를 제외한 5개국이 10년 만에 한 테이블에 앉는 장면도 기대했다. 청와대는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을 원형 테이블에서 마주보는 자리에 배치하기도 했다. 사상 첫 북·미 정상급 인사의 만남이 예상됐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미·일 대표가 없는 상황에서 환영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우리의 미래 세대가 오늘을 기억하고 ‘평화가 시작된 동계올림픽’이라고 특별하게 기록해주길 바란다”며 “평창으로 세계가 보내온 우정을 평화의 한반도로 멋지게 보답하겠다”고 평창올림픽 이후 대화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의 빈 자리로 그 의미가 퇴색했다.

◆펜스, 김영남과 악수 안해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행사 시작 직후 리셉션장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의 환영사가 시작된 터라 입장이 어려웠다. 문 대통령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건배사가 끝나고 오후 6시30분께 한·미·일 정상 간 사진 촬영을 위해 리셉션장을 나왔다.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별도 사진 촬영 후 오후 6시39분께 리셉션장에 입장했다. 아베 총리는 헤드테이블에 착석했지만 펜스 부통령은 자리에 앉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은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각국 정상과 일일이 악수했으나 김영남과는 하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은 오후 6시44분께 행사장을 떠났다. 아베 총리는 김영남과 악수하며 인사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개막식에서도 껄끄러운 분위기가 감지됐다.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앞세워 동시에 입장하자 문 대통령 내외와 그 뒤편에 앉은 김영남과 김여정이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며 선수들을 환영했다. 문 대통령 내외 옆에 앉은 펜스 부통령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은 채 자리에 앉아 있었다.

펜스 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현 국면에서 우리 정부가 희망하는 북·미 대화 가능성에 확실히 선을 긋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 개막을 축하하러 온 자리에서 미국과 일본이 사실상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사태를 두고 청와대가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의 만남을 무리하게 주선하려다 사달이 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오찬 회담을 하고 “평창 이후 찾아올 봄을 고대한다”며 “평창에서 열린 남북 간 교류가 다양한 대화로 확대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으로 이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의 강경한 태도를 눈앞에서 확인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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